2000년 센서스에서 나타난 현상중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혼혈인구가 갈수록 늘어 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혼혈로 분류한 미국인은 총 680만명에 달했다. 지난 90년 센서스때는 인종별 항목이 5개로 제한됐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를 63개 항목으로 세분화 하고 응답자들이 2개 이상 항목을 선택할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미국이 인종의 용광로임이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혼혈인구 급증이 장기적으로 미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라는 점이다. 일단 미국인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된 USA투데이와 CNN, 갤럽 여론조사에서 64%가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으로 본 미국인은 24%였으며 12%는 아무 의견이 없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국사회의 ‘다인종화’에 대해 젊은층일수록 생각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65세 이상 노년층은 절반 이하가 긍정적 견해를 나타낸 반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연령층은 74%가 이를 좋게 바라 봤다.
이같은 ‘다인종화’가 미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다인종화를 통해 인종간 구분이 허물어 지면 미국사회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게 한가지 전망이고 다른 전망은 오히려 이를 깨뜨릴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긍정적 견해는 우선 2050년이면 혼혈 미국인들의 비율이 21%로 급증할 것이며 그러면 다인종 현상은 더욱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올 센서스에서 18세 이하층 가운데 혼혈비율은 4%로 성인층 혼혈비율 2%의 2배에 달했다. 이 문제와 관련한 젊은층의 의식도 훨씬 개방적인만큼 미국의 일체화에 도움이 되지 분열의 요소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19세기 브라질은 센서스에서 인종구분을 하다 그 혼합 가능 항목이 총 462개에 달하자 이를 폐지하고 "모든 브라질인들은 혼혈"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국도 언젠가는 이처럼 모든 사람이 혼혈이 되는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게 일부 인구학자들의 전망이다.
인종이 ‘나와 남을 구분 시켜주는’ 기준으로서 더 이상의 효용가치를 상실할 경우 공공정책 수립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서의 효용도 상실하게 된다. 그러면 장래의 미국사회는 인종이 아닌 사회경제적 지위, 지리적 여건, 교육수준등이 새로운 정책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날로 확연해지는 다인종화’와 관련해 낙관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흑인사회의 고립화’이다. 이번 조사와 다른 연구들에서도 나타났듯이 타인종과의 결혼률이 가장 낮은 인종이 흑인이다. 다른 소수민족들은 갈수록 혼혈화 되는데 흑인들은 계속 흑인으로만 남을 경우 자칫하면 ‘흑인대 비흑인’이라는 대립구도를 초래해 더 큰 분열의 단초 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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