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 자그마한 정성을 보태고 싶다." "한국을 도운 미국에게 조금이라도 빚을 갚을 수 있어 기쁘다." "그동안 받기만 하고 살아왔는데 줄 수 있게 되어 감사한다." "미국인들의 아픔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모았다."
한인사회가 모처럼 하나가 됐다. 테러 희생자와 유족을 돕자는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 미국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사회도 하나가 되어 이 운동에 적극 호응, 나눔의 온정이 넘실거리고 있는 것이다.
언론사를 찾아와 무명으로 성금을 전하고 가는 비즈니스 맨, 코 묻은 돈이지만 정성껏 모아 성금함에 넣는 어린이, 웰페어로 근근히 살아가면서도 성금을 선뜻 내어놓는 노인, 또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며 모금에 동참한 히스패닉 이웃. 작은 정성들이 하나, 둘 쌓이면서 이웃 사랑의 큰 봇물로 번져가고 있다.
LA한인회 등 한인단체들이 주관한 이번 테러희생자 돕기 모금 캠페인은 오랜만의 굿 뉴스다. 또 참으로 뜻깊은 행사다. 우선 한인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단결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라디오 서울과 라디오 코리아, 경쟁 관계에 있는 두 방송사가 힘을 합쳐 생방송을 통해 모금 캠페인을 펼친 한 사실은 전례가 없던 일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한인단체들도 모범을 보였다. 한인회를 중심으로 재미어머니봉사회, 주부클럽연합회 등 각 한인 단체들은 저마다 역할을 분담해 기금모금에 나섰고 이 같이 한인 단체들이 힘을 모으자 한인사회의 호응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소중한 사실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기금 모금과 관리에도 좋은 전례를 남겼다. 돈이 모였다 하면 반드시 탈이 난 게 한인사회의 부끄러운 전통이다. 언론사 등을 통해 기금모금이 공개리에 이루어지고 또 미국 적십자사에도 공개리에 기금이 전달돼 이번 성금모금은 적어도 ‘투명성 결여’의 시비는 있을 소지가 없다. 이 점에서도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다.
다민족 사회 미국의 힘은 자원봉사 정신에 있다. 피부색과 종교, 또 민족을 초월한 자원봉사 정신이 바로 미국을 지탱시키는 힘이다. 발전의 원동력이다. 이 자원봉사의 대열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이 사회 구성원의 성숙된 모습이다.
이번 성금모금 운동의 가장 큰 의미도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이 자원봉사 대열에 한인들도 동참했다는 데 있다. 그럼으로써 다민족 사회의 일원인 코리안-아메리칸의 성숙된 모습을 주류 사회에도 알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이웃이 아픔을 당할 때 그 아픔에 보다 더 적극 동참하고 치유를 돕는 한인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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