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리카 케냐에 자국민 에볼라 환자 격리시설을 운영하려는 데 대해 케냐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9일 AP, 블룸버그 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나이로비에 있는 케냐 고등법원은 이날 인권단체 카티바 연구소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본안 심리가 시작될 때까지 외국 정부가 케냐에서 어떤 형태로든 에볼라 시설을 운영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이와 관련한 구두변론을 열어 본안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또 케냐 정부가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에볼라 감염자나 접촉자의 입국·수용·이송을 허용하거나 지원하는 것도 금지했다.
앞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나이로비 북쪽 약 200㎞에 위치한 라이키피아 미 공군기지에 50병상 규모의 에볼라 격리시설을 설치했으며, 이날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격리·치료 장비도 들여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해당 시설 지원을 위해 보건 인력 30명도 케냐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우간다에서 발병한 에볼라에 확진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미국민을 자국으로 바로 데려오지 않고 일단 케냐의 시설로 옮길 계획이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최우선 과제는 에볼라 확산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지 않도록 막음으로써 미국 국민의 건강과 안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카티바 연구소는 해당 시설이 공중보건에 "심각하고 임박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투명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고, 헌법적 책임성이나 감독, 보건 및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충분한 공개도 없다"고 주장했다.
케냐 최대 의사노조는 정부가 "뒷거래식 협상"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양자 협정 내용을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다브지 아텔라 의사노조 사무총장은 WP에 "해당 시설이 케냐 내 에볼라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이 계획은 미국의 이익만 고려한 것이며 케냐 국민 보호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케냐의 에볼라 대비를 위해 1천350만 달러(약 204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은 아프리카 지역 차원의 대응을 위해 약속된 1억1천200만 달러 지원의 일부다.
현재 민주콩고에서는 지금까지 1천건이 넘는 에볼라 의심 사례와 220명 이상 의심 사망자가 나왔다. 이웃한 우간다도 누적 확진자 9명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 케냐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현재 에볼라 의심·확진 사례가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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