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 떠있을 동안 금식 일몰후 모여 선물교환
"미국은 겨울 내내 폭격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존 스터플빔 미합참 부작전국장, 10월23일), "역사를 돌이켜보면 회교국들이 라마단 기간에도 전쟁을 한 사례가 여러 번 있다"(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 10월22일), "라마단 기간에도 전쟁을 계속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군이 결정할 문제다"(콜린 파월 미국무장관, 10월21일), ….
미국 고위 정책 결정자로부터 라마단 기간중 미국의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라마단 기간중 공격 여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슬람력으로 9월인 라마단은 예언자 모하메드가 알라신으로부터 코란을 계시받은 것으로 알려진 달로 이슬람의 성월이다. 라마단이 다가오면 전문가단이 구성돼 초승달 관측에 나서 달이 나타난 시점부터 라마단에 들어가는데 올해 라마단은 나라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내달 15-16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람교도들은 이 신성한 달에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 아파도 약을 먹지 않고 담배도 피지 않으며 부부관계도 삼가한다. 이를 닦거나 입을 헹구는 정도, 침을 삼키는 것은 할 수 있지만 독실한 이슬람교도는 침조차 삼키지 않는다. 그러나 어린이·임신부·산모·생리중인 여인·노약자·병자·지하드에 참전중인 군인들은 금식하지 않아도 되며 여행자도 금식하지 않은 날 만큼 나중에 근행하면 된다.
라마단 중에서도 마지막 열흘은 특별하다. 모하메드가 코란을 계시받은 27일은 ‘권능의 밤’으로 천사와 영들이 알라의 명령에 따라 지상에 내려오는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코란에는 이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평화롭다"라고 쓰여 있다.
라마단은 금식 기간이지만 기독교의 사순절과 달리 고행이 아니라 축제의 기간이다. 밤마다 친지들이 서로 방문하고 음식을 나누며 선물을 주고 받는다. 밤에 집중적으로 음식을 먹기 때문에 라마단 기간에는 오히려 식량 소비가 늘고, 라마단이 끝나면 축제가 끝났다는 의미의 ‘이드 알 피트르’(파제절) 명절을 즐긴다.
라마단 금식은 이슬람교도에게는 샤하다·살라트·자카트·사움·하지와 함께 5대 의무에 속한다. 5대 의무중 샤하다는 알라의 유일성을 고백하는 신앙증언, 살라트는 일일 5회 예배, 자카트는 자선세, 사움은 라마단 기간의 금식, 하지는 성지순례다.
이 같은 라마단 기간에 미국이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슬람권의 반미감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문제인 것이다. 이번 아프간 공격에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회교국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22일 "모든 사람이 라마단 이전에 공격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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