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가 공장식 대량생산 라인을 주방에 도입해 패스트푸드의 효시가 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널드 형제는 어떻게 그런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을까.
그들이 식당업의 귀재이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경우,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다. 1940년대 전후 맥도널드 형제는 기존의 방식대로 식당을 운영하기는 너무 지긋지긋해서 뭔가 변화를 꾀해보고 싶은 지경에 이르렀다.
30년대 후반 샌버나디노 E스트릿에 차린 ‘맥도널드 브라더스 버거 바 드라이브 인’ 식당은 대단한 성공이어서, 그들 형제는 테니스 코트에 수영장까지 갖춘, 당시로서는 대저택을 구입할 정도로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식당 운영이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었다. 식당이 고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문제였다.
당시 드라이브 인 식당은 손님이 자동차를 타고 오면 카합이라고 불리는 웨이트리스가 자동차로 가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날라다 주는데 카합들이 미니스커트 차림의 발랄한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자연히 근처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진을 치고, 그러다 보니 일반 손님들은 다 떠나고, 접시, 컵, 포크, 스푼은 남아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골치 좀 덜 썩고 장사할 길이 없을까" 하고 머리를 쓰다 보니 전혀 새로운 식당 체제를 고안해내게 된 것이었다.
주방에 공장식 생산라인을 도입한 것이 물론 가장 큰 변화였지만, 10대들 꼬여들지 않게 종업원을 모두 남자로 바꾼 것, 접시, 컵, 포크 등을 일회용으로 바꾼 것 등은 고등학교 옆에서 장사하다 필요에 의해 터득한 ‘발명’이다.
LA 코리아타운 한복판의 구 앰배서더호텔 부지에 학교가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인근 상가 업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등하교 시간 교통체증, 10대 갱들이 모여들 일, 10대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 일반 손님들이 그 지역을 기피할 일… 학교가 들어섬으로써 생길 부작용들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걱정이다.
하지만 ‘학교’가 반드시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만을 미치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타지역 학교 앞 상가 업주들은 말한다.
"어떤 업종이냐가 중요합니다. 책방, 선물점, 캔디가게, 간단한 스낵가게 같은 건 학교 앞이기 때문에 오히려 장사가 잘 되지요. 학생이 단골이 되고 나면 그 부모까지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호텔 부지에 학교가 들어서려면 빨라야 5~6년 후가 된다. 인근 업주들이 학생들을 겨냥한 새 업종, 혹은 새 전략을 준비한다면, 혹시 한인타운에서 ‘맥도널드’ 같은 신발명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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