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고교생 딸의 안경을 맞추기 위해 안경점을 다녀본 한 주부는 며칠이 지나도록 기분이 개운치가 않다. 안경알, 즉 렌즈를 새로 맞췄는데 그 값으로 치른 액수가 적정한 것인지를 도무지 알수가 없어서이다.
LA 한인타운 안경점의 경우 안경 렌즈값은 보통 40달러에서부터 시작해 비싸게는 240달러까지 간다. 눈이 아주 나빠 안경알이 너무 두꺼운 경우, 얇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압축을 하는데 압축 정도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고, 자외선 차단, 긁힘 방지, 반사 방지등의 특수처리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문제는 같은 처리를 한 같은 제품을 두고도 안경점마다 가격이 차이가 나고, 가격흥정에 따라 값이 너무 쉽게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0달러라던 렌즈값이 “다른 안경점은 그보다 싸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수십달러가 내려가는데, 몇군데서 비슷한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싸게 사서 기분 좋다” 보다는 “가격이 이렇게 들쭉날쭉 한다면 그 품질도 믿을수 없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만 깊어지더라는 것이다.
“가격이 30%쯤 덜컥 할인되고 나니 괜히 불안한거예요. 정말로 그 제품을 써서 안경을 만들어 주는 것인지 값싼 다른 제품을 쓰는 건지 알수가 없으니까요”
안경테로 넘어가면 가격차는 더 천차만별. LA의 한 남성은 똑같은 선글래스를 두번 구입하려다 그 가격차이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친구가 내 선글래스를 너무 탐내기에 같은 것을 선물하려고 안경점엘 갔습니다. 마침 똑같은 제품이 있더군요. 그래서 값을 물어보았더니 내가 산 가격의 두배가 넘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값이나 서비스가 적정한 것인지를 알수 없어 업소의 처분만 바라는 경우는 안경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정비. “자동차의 어느 부품이 어떻게 망가져서 고쳐야 하는데 가격은 얼마다” 라고 업소측이 말하면 전문지식이 없을 뿐아니라 작업중 내내 옆에서 지켜볼수도 없는 고객으로서는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 얼마나 양심적인 업소를 만나느냐가 개인적인 운에 해당될 뿐이다.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누리다 요즘 드라마로 방영중인 ‘상도’를 보면 주인공인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의 비즈니스 철학은 상즉인(商卽人)이다. 장사는 곧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익에 급급하기 보다 사람, 즉 사람의 마음을 얻고 나면 이익은 저절로 따라 온다는 믿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신뢰에서 얻어진다. “그 업소는 믿을 수 있다”는 평판만 얻어낸다면 지금처럼 찬바람 부는 경기 속에서도 업주는 두발을 쭉 뻗고 잠잘수 있을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