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LA 한인타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주최측도 당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 많은 인원에게 아주 훌륭한 점심 뷔페가 준비됐다. 곧이어 사람들은 끼리끼리 짝지어 음식대열에 섰고 각자 음식을 담아갔다.
나는 이런 뷔페식당에 가면 예외 없이 보게 되는 광경이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거의 대다수가 음식을 산더미같이 담아 가는 것이다.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음식을 거의 남기고, 그 남은 음식은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다.
배가 고파 많이 가져와 다 소화시키는 것에 대해선 말할 여지가 없다. 나중에 다 먹지 못하고 남긴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일단 풍성하게 담아와야 마음이 편한 모양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지구 저편에서는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는 많은 분량의 고급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
이건 정말 벌받을 일이다. 진한 화장에 화려하게 차려입고 남산만한 음식접시를 들고 가며 수다떠는 아낙네들,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저 할아버지가 저걸 다 잡수실 수 있을까, 양복차림의 신사는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 틈새로 흘리며 먹으면서 들고 간다. 좌우간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결혼식에 가면 항상 보는 일이고 그때마다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발 적당히 했으면 한다. 먹을 양만큼 담아가서 깨끗이 비우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음식을 아낄 줄 아는 우리가 됐으면 한다. 적당히 먹는 것이 우리 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제발 우리의 음식문화에 혁명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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