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상도’(商道)라는 드라마가 재미있는 모양이다. 최인호 원작의 신문연재 소설 상도를 드라마로 만든 것인데 작가는 작품 속에서 "상즉인"(商卽人)이라 하여 옳은 일(義)을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利)을 버리는 "상업의길"(商業之道)을 실천하는 주인공 임상옥을 통하여 인간이 추구하는 세 가지 근원적 욕망인 명예욕, 지위욕, 재물욕 가운데 재물이란 무엇이며 큰 재물을 얻은 사람이 취해야 할 바를 말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아버지 임봉핵이 빚만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점원생활을 하며 연경에 갔을 때 홍등가에서 만난 처녀를 공금까지 유용해 거금을 들여 구해낸다. 훗날 그가 조선 제일의 부자가 되었을 때 고향 의주에 흉년이 들어 굶는 사람이 많아지자 창고를 열어 식량을 나누어주고 말년에 그는 상거래로 자신에게 빚을 지고 있던 모든 상인들을 불러모아 빚을 탕감해 주는가 하면 빚을 진 사람들이 되돌아갈 때 오히려 그들에게 금은 보화들을 나누어주었다.
돈이란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떻게 버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있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말하길 한국에서 재벌이 되면 지탄의 대상이 되고 미국에서 재벌이 되면 존경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한국의 재벌들은 재벌이 되는 과정이 유쾌하지가 않으며 재벌이 된 다음에도 미국의 재벌들처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 기여도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곳 LA의 한인은행이 장학사업에 거금을 쾌척한 것은 환영 할 일이다. 한인은행의 이미지가 한결 좋아지고 위상이 높아져 보인다. 하버드 대학의 어느 사회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특정 빈민지역 어린이들의 미래에 관한 조사를 시킨 일이 있었다. 학생들의 리포트에는 예외 없이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다고 되어 있었다.
30년 뒤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대상이었던 어린이들을 찾아보았더니 많은 어린이들이 교수, 의사, 변호사, 정치인 등으로 성장하여 꿈을 이룬 사회인이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그 어린이들이 예상 밖으로 건전한 성장을 했으며 남의 도움을 받던 어린이들이 남을 도울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는가. 그들 뒤에는 그 어린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한 선생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다른 은행들도 문화사업을 지원한다든가 날로 심각해져 가는 청소년들의 음주, 마약, 갱, 관련 예방사업에 힘을 기울인다든가 또는 테러의 후유증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능성이 있는 스몰 비즈니스에게는 한번쯤 특별한 지원을 해주어 쓰러지지 않도록 붙들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장학금을 받은 젊은이들은 훗날 결코 도움을 준 은행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그러한 환원과 상생의 미학이야말로 한인사회의 올바른 성장을 가져오고 건강한 성장의 열매는 베푼 사람에게로 되돌아 갈 것이다.
상도 이야기로 돌아가자. 임상옥은 결국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떠났다. 일제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서북지방의 유명한 불이농장은 임상옥이 내놓은 거대한 토지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작가 최인호가 상도라는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는가가 여기에 있다. 우리 교포사회에도 개인이건 기업이던 보다 많은 임상옥이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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