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날, 한국에서 살 때부터 아이들로 인하여 인연을 맺은 친지가족을 초대했다. 심성이 고운 부부가 열심히 사는데도 아직 정착이 덜 된 관계로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다. 힘들기는 나 또한 마찬가지지만 왠지 난 미국생활이 편하다.
사람이 큰 일을 겪고나면 가일층 성숙해진다는 걸 근래 몇개월 사이에 더 절실히 느낀다. 개인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갑작스레 닥친 엄청난 테러사건 이후에 발생되는 자질구레한 개인사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담대함이 내겐 생긴 것이다. 의식이 낙천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 살 때 초등학생인 딸아이의 융통성 없는 사지선다형 시험점수에 연연하며 아이와 같이 속상해 하던 어리석던 시절을 떠올리니 절로 웃음이 난다. 확실히 미국이라는 나라는 내게 많은 진취적인 변화를 준, 젊었을 때 꼭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인성교육과 건강에 신경쓰며 사안을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갖게 된 것이다.
교육은 대기만성이라지 않는가. 스포츠를 즐기며 문학에 조예가 있고 좋은 음악을 선별하여 들을줄 아는 심신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고 싶은게 소망이다. 내 마음을 비우니 평온해서 좋고 아이들과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유지되니 행복하다. 저녁을 먹고 나니 아들아이가 멋지게(?) 과일을 깎아내 온다. 열살짜리 솜씨 치고는 수준급이라고 치켜 세우니 머쓱해 진다. 유쾌하고 복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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