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해서 한인들이 어디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있겠어요? 자기 먹고 싶으면 남이야 어찌 되든 먹고 보는 사람들이 정말 문제입니다”
‘개고기 파문’으로 한인사회가 한창 시끌시끌한 뉴욕의 한 식당업주의 말이다.
“나도 보신탕을 좋아해서 한국에 가면 먹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법을 어기면서까지 꼭 먹어야 하는 건지… 찾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지요”
뉴욕에서는 지난주 워너 브러더스 TV방송이 ‘사람이 개를 문다’는 제목으로 한인들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폭로 방송을 하면서 한인사회가 난처한 입장에 빠져있다.
개고기 판매처로 보도된 농장주인은 뒤늦게 “개고기가 아니라 코요테 고기였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코리안은 개 먹는 사람들’이란 이미지를 지우기에는 역부족이고,‘파문’은 정계에까지 확산된 상태다. 브루클린 출신 뉴욕 주하원의원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앞장섰고, 뉴욕시 보건국과 주 농무국이 공동으로 한인식당을 급습해 조사를 펼치겠다고 나섰다.
‘개고기’가 핫 이슈로 떠오르자 가장 불안한 것은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이다. 아이들이 한창 민감한 나이에 학교 친구들로부터 “개 먹는다”는 놀림이라도 받으면 얼마나 상처가 될까 싶어 부모들은 전전긍긍이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한인들은) 먹는 것에 대해 왜 이렇게 유난스러운지 모르겠어요. 몇해전에는 뱀사탕을 만들어 먹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지요”
한인들이 보신탕에 대해 유난스러운 것은 농경민족의 뿌리깊은 개고기 식문화 탓도 있지만 뛰어난 보양효과 때문. 한국에서는 의사들이 나서서 회복기의 환자들에게 권할 정도로 개고기에 대해 긍정적이다. 게다가 한번 맛들인 사람들에게는 그처럼 독특한 맛이 없다고 하니, 동물학대, 보건위생등 각종 관련법들로 금지된 미국 땅에서까지 보신탕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는 모양이다.
사실 한인인구 많은 지역에서는 ‘보신탕 루머’가 없는 곳이 없다. 한인들이 어느 산속·사막에 가서 개고기를 먹는다더라는 소문들이 늘 있어 왔다.
남가주에서는 한인들이 멕시코로 넘어가 보신탕을 먹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접경지역의 어느 도시에는 해산물 식당을 하는 한인업주가 한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보신탕을 팔고 있어 그곳을 다녀온 남가주 한인들이 상당수다.
전통적 음식문화도 중요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식을 따르는 것’도 중요한 처세의 지혜이다.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보신탕 문제는 ‘로마식’이 정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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