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 양측을 저렇게까지 서로 미워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보통 싸움이 아니다. “죽느냐, 죽이느냐” 차원의 싸움이다.
유대인은 원래 비호전적이고 역사에서도 항상 힘이 없어 쫓겨 다니던 민족이다. ‘유대인’ 이라는 단어와 ‘싸움’ 이라는 단어는 결코 동의어가 될수 없었다. ‘유대인’ 의 동의어는 ‘장사’, ‘상인’, ‘돈’, ‘학문’ 등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이스라엘은 싸움 잘하고, 반드시
보복하며, 나치의 SS 처럼 탁월한 정보기관인 모사드를 갖고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로 바뀌었다.
유대인을 이렇게 호전적으로 만든것은 바르샤바 게토의 봉기였다고 유대인 스스로가 말하고 있다. 당시 독일군에게 끌려간 유대인은 47만명이나 된다. 처음부터 47만명이 죽을 각오로 항전했더라면 아우스슈비츠의 비극도 막을수 있었으리라는 것이 유대인들의 뼈에 사무친 한이다. 한번 제대로 나치와 싸워보지도 못한채 6백만명이나 죽음을 당했다는 것은 민족의 수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베긴수상 같은 지도자는 사무실 책상앞에 유대인의 바르샤바 게토 봉기사진을 걸어놓고 그밑에 “NEVER AGAIN” 이라고 써놓았다고 한다.
오늘의 팔레스타인 사태는 유대인이 나치에게 쫓기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 60여년전 나치에게 학대받던 민족이 지금은 팔레스타인 학대자로 불려지고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설움 받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자 더 엄하게 며느리를 다스리는 식이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팔레스타인의 자치정부 설립에 합의했을때 세계는 감격 했었다. 아- 세상에 죽을 때까지 원수지간은 없는 법이로구나. 인간은 역시 태어날때부터 선한 마음을 갖고 있는 존재로구나. 불구대천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화해하는데 세상에 화해못할 일이 어디 있나 등등을 생각하며 중동의 화약고에서 타오르던 심지가 꺼진줄 알았다. 가장 희극적인것은 양국의 평화조약 협정으로 이스라엘의 라빈 수상과 팔레스타인 대표 아라파트가 9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실이다.
지금 아라파트는 어떻게 되었는가. 양쪽에서 불신을 당해 실각직전의 위치에 놓여 있다. 그의 이스라엘 화해 제스처에 대해 시리아국방상 이라는 사람은 “무희는 옷을 벗을때마다 이뻐 보이는데 아라파트는 옷을 벗을때마다 추해 보인다” 는 유명한 조크를 남겼을 정도다. 이번 사태에서 이스라엘이 아라파트의 집무실을 폭격하고 그의 전용 헬기까지 박살을 냈다고 하니 전면전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강경한 태도다.
어느쪽이 잘못했는지 외부인으로서는 판단하기 조차 힘들다. 팔레스타인 자살 공격대가 돌진한 폭파현장에는 이스라엘 어머니들이 울부짖고 있고 이스라엘이 보복 폭격한 잿더미에서는 팔레스타인 여성이 남편의 죽음을 통곡하고 있다.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잘잘못을 따지고 거슬러 올라가면 모슬렘의 조상 이스마일과 유대인의 조상 이삭의 관계까지 논하게 된다. 아브라함의 배다른 형제인 이들이 왜 화합하지 못했을까를 언급해야 되고 이것은 성경토의로 비약 된다. 십계명에는 “죽이지 말라” 고 분명히 못박혀 있는데 유대인은 지금 이부분에 대해서는 설명할 입장이 못되는것 같다.
부부싸움을 다른 사람이 논하면 실수하기 쉽다. 부부사이에서 느낄수 있는 감정의 악화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해결 비결은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는가와 과거를 묻지 않는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전쟁이 오래 계속되다 보니 양쪽 다 친척들중에 희생자가 있기 마련이고 이것이 한이 되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는 ‘Right or Wrong’ 을 따져서는 안될 일이 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