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면을 온통 물로 뒤덮었던 거대한 바다가 10억년 전 후퇴하고 육지가 처음으로 떠오르면서 지구에는 비로소 계절이 생기고 생명의 진화가 시작됐다는 학설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구 역사에 대한 기존의 학설과는 거리가 먼 이 새로운 이론은 저명한 지질학자 엘드리지 무어스가 내놓은 것이다. 무어스는 지표면의 95%를 덮고 있던 바다가 갑자기 축소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동안 고대 암석을 연구해 왔다.
무어스의 이론은 대기중의 산소 증가와 다세포 생물 출현의 수수께끼를 푸는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무어스의 주장을 신중하면서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무어스의 이론은 지구의 상반된 시스템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티모시 커스키 교수는 말한다.
그러나 다른 지질학자들은 무어스의 이론이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만큼이나 미스터리라고 회의론을 제기한다.
UC 데이비스 지질학 교수인 무어스는 애리조나의 금광 부근에서 성장, 어려서부터 암석과 광물에 유별난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난 35년 동안 고대 대륙 충돌의 결과로 뒤틀리고 해안으로 밀려난 암석층을 연구했다. 구리, 금, 은 등 광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이 암석층은 해저표면에 형성돼 있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무어스의 이론에 따르면 바다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약 10억년 전. 해수면이 1,000여피트나 낮아진 것이다. 또 이로부터 1억년 후에는 현재의 모든 대륙들이 한 덩어리로 붙은 로디니아 초대륙이 융기했다.
바다에서 멀어진 내륙은 연간 기온 차가 생기면서 계절의 구분도 나타났다.
폭풍이 파도를 만들고 육지의 양분은 바다로 스며들었다.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산소농도가 높아졌다. 이 변화는 다세포 생물의 탄생을 촉발, 마침내 지구의 생명체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무어스는 자신의 이론을 미국 지질학 회보 2월호에 싣고 있다.
명문 프린스턴과 칼텍에서 교육받은 무어스는 독자들에게는 존 맥피의 1993년 저서 ‘캘리포니아의 조성’의 중심 인물로 친숙하다.
무어스는 1960년대 제시된 혁신적인 지각이론을 지지하고 나선 최초의 학자 가운데 하나다. 현재 지질학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이 이론은 화산활동에 의한 해저지층의 지속적인 생성과 침몰로 대륙들이 서로 접근하기도하고 멀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무어스의 이론을 모든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엘드리지는 몰지각하게도 긴 세월동안 이 죽은 이론을 강변하고 있다. 그는 오래되어 판독하기도 힘든 암석을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휴스턴 대학 교수이자 워싱턴 카네기 연구소 학자인 케빈 버크는 강도 높게 비난한다.
무어스는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는 아직 힘들다고 인정한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자료에, 다른 한편으로는 직관에 근거한 예감이다. 추리소설과도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론자들도 무어스의 이론에 강한 호기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무어스의 이론이 고정관념을 뒤엎는 획기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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