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은 고급 경영진 사이에 이혼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유리창으로 둘러처진 휴스턴 본사 사무실에서는 밤 늦게 회의를 끝낸 남녀가 섹스를 벌이곤 했던 ‘뜨거운’ 회사였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라프’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돈과 섹스와 스피드를 섞어 만든 엔론 칵테일’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엔론에서 에너지 트레이더로 고급 간부를 지냈던 한 여성을 인용, "엔론에서 벌어진 일은 미친 짓이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엔론에는 규칙이란 것이 없었다. 우리의 사생활도 마찬가지였다. 모는 사람이 회사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걸었다. 섹스, 돈 어느 것 하나 가릴 것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엔론의 감사를 맡았던 회계사들에게 최대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월스트릿에서 멋지게 보이게 장부를 날조하느냐’였다. 명문대학을 나온 수재들도 일단 휴스턴에 오면 급속히 엔론 문화에 젖어들었다.
직원들만 아니라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휴스턴에서 머세데스를 타고 동물 털이 달린 스웨터에 남성용 가죽바지를 입은 여자가 있다면 남편 직업은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엔론 직원이었다.
이 같은 엔론의 ‘복식 문화’는 월스트릿 은행원들의 옷차림을 경멸하던 제프 스킬링 스타일이었다. 지난주 물러난 켄 레이가 엔론 회장으로 있을 때 엔론 변화의 주역이었던 스킬링은 휴스턴에 있는 자신의 저택도 검정색과 흰색만으로 치장했다. 대리석, 소파, 꽃, 벽지, 그림….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흑백색이 엔론을 상징하는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맞춰 춤췄던 음악은 어느날 갑자기 끝났다. 이와 함께 저금도 연금도 경력도 연기처럼 사라지고 자유시장을 부르짖는 미국식 자본주의는 취조실에서 허덕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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