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사우디 대사관이 지난 2~3주 동안 전국의 학교들에 이슬람에 대한 책과 비디오를 넣은 불룩한 봉투를 5,000개 이상 우송했는데 예기치 않았던 커다란 소포를 받은 학교들이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어 당황한 것은 물론 일부는 FBI에 열어도 안전할지 문의전화까지 했다.
겉봉에 ‘반다르 빈 술탄 왕자,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관’이라는 반송 주소가 명기되어 있는 이 소포에는 PBS-TV에서 2부작으로 방송됐던 비디오 ‘이슬람, 신앙의 제국’과 케런 암스트롱이 쓴 책 ‘이슬람: 단편’, 사우디에서 제작한 홍보책자 ‘이슬람과 무슬림의 이해’란 책이 들어있다.
FBI 워싱턴 지부의 대테러 담당 수퍼바이저인 짐 라이스는 그 소포에 관한 학교측의 문의전화를 10여통이나 받았다면서, 그 커다란 마닐라 봉투의 내용물을 검사해 본 결과 해로운 것은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대사관이 보낸 우편물은 전문적으로 처리된 것으로 하나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모두에게 말했습니다. 소포에 전선이 들어있거나 다시 열었다 봉한 흔적이 있다면 걱정할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괜찮다고 말했죠." FBI는 걱정하는 학교들에 e메일도 보냈다.
사우디 대사관 관계자들은 그 소포는 자신들의 종교를 미국의 일반 대중에게 더 잘 알려 9월11일 테러사태 이후 발생한 헛소문이나 고정관념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우송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어요. 탄저 테러 때문에 사람들이 우편물에 대해서도 불안해하는 시대인 것은 알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주소가 버젓이 쓰여져 있는데도 겁을 낸다면 우리가 먼저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고 사우디 대사 비서인 셰리 쿠퍼는 말했다.
쿠퍼는 그 우편물은 이슬람에 대해 마음을 열도록 미국내 학교들에 교육용 자료들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50개 주에서 임의로 학교들을 선정해 우송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무슬림들에 대한 비난과 반동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이슬람 신앙과 무슬림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관용의 정신을 장려하기 위해 이 우편물을 보낸 것이지요."
이미 비슷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는 일부 교장들은 사우디 대사관에서 왜 소포를 보냈을 지가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프레데릭의 고등학교에 1월 초에 날아든 소포를 보고 드니즈 파고-디바인 교장은 혹시 사우디 대사관을 사칭한 우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하는 전화를 걸었다. "2장의 비디오테입 때문에 두툼한 데다 전혀 외교적이거나 공식적으로 보이는 소포가 아니라 속에 뭐가 들었는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이제 그 자료들은 학교 도서관에 자리잡고 있고 사회과목 교사들이 교과과정에서 어떻게 넣어서 다룰지 의논하고 있다.
애넌데일 고교 교장은 이 우편물을 학교 미디어 센터에 전시시켰다.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학교에도 무슬림 학생이 200~300명 재학하고 있습니다"고 도널드 클라우센 교장은 말했다.
메릴랜드주 하이포인트 고교에는 지난주에 그 우편물이 도착했다. 윌리엄 라이언 교장은 50개국 출신 학생들이 72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자기 학교에서 그런 종류의 우편물은 놀랄 일도 못된다고 했다. "특히 9월11일 이후에는 종교가 다른 사람이 불편한 기분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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