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독일)-이해준 특파원>
“체력 훈련은 필수 과목, 슈팅은 눈치보지 말고 과감하게, 경기를 장악하라.”
큰 전장을 누빈 장수끼리는 서로 통하는가. 히딩크 감독과 차범근 전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공통된 16강 해법이다.
23일 독일 레버쿠젠의 베이 아레나스타디움. 1989년까지 분데스리가를 누볐던 차범근 전 감독이 모처럼 친정팀을 방문, 레버쿠젠과 1860 뮌헨의 결전을 관전했다. 독일프로축구를 직접 보기는 2년 만이라고.
“독일 축구가 많이 달라졌어.” 차 감독은 “나보다 앞 세대는 한 사람만 돌파하면 바로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내가 뛰던 때는 점점 조직력이 강해져 한 사람을 뚫어도 마크맨이 다시 붙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무지 움치고 뛸 공간이 없을 정도로 압축돼 있다”고 경기를 평했다.
수비수의 과감한 공격 가담, 숨쉴 틈 없는 빠른 흐름, 너무도 좁아진 수비와 공격의 간격. 현대 축구의 이런 세 가지 흐름을 다시 확인한 그는 히딩크 감독의 체력훈련이 세계 수준으로 가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밝혔다.
“수비수가 어느 틈에 공격 최전방까지 올라가고 순식간에 다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은 조금도 느려지지 않는다. 체력 강화 없이는 이런 빠른 템포를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
차 감독은 슈팅에 있어서도 히딩크 감독과 동감이다. “일단 공격을 했으면 빗나가더라도 슈팅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다. 자꾸 슛을 시도해야 골도 들어가는 법”이라는 그의 지론은 “‘홈런 볼’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히딩크 감독의 주문과 일맥상통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관중들은 슈팅이 빗나갈 때 탄식을 하면서도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를 격려했다. 야유는 슈팅 미스가 아닌 백패스를 할 때 훨씬 컸다.
되든 안되든 공격을 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중압감을 지니지 않고 슈팅을 하다보면 골결정력도 늘어난다는 게 차 감독의 생각.
이 밖에도 두 감독, 차범근과 히딩크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복장 통일을 강조한 점 ▲성처럼 조용한 숙소를 좋아하는 점 ▲기자와 선수단을 가능한 한 분리시키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 밖에 볼 점유율과 경기에 대한 주도권 장악을 강조하는 히딩크 감독의 축구는 차범근 감독이 지난 97년 팀 전술의 기본 틀로 삼은 ‘템포 축구’에 비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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