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가업 잇는 뉴저지의 박제사 부자
죽은 동믈 개성 살리는 것이 진짜 박제
뉴저지주 밀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비즈니스는 1921년에 생긴 ‘슈웬더먼 박제소’다. 슈웬더먼 집안이 3대째 이어오는 가업으로 현재 주로 일하는 사람은 브루스(50)지만 그의 아버지 데이빗(77)의 아버지 아서가 창업했다. 아서는 그 일을 가죽을 벗겨서 인조 귀를 만들던 그의 어머니 릴리언에게서 배웠다.
박제소 뒤에 있는 집에서 태어나서 아직 살고있는 데이빗은 1987년까지는 3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미국자연사박물관으로 통근하며 수석 박제사로 28년을 일했다. "나는 숙련됐지만 아버지는 재능을 타고난 분"이라고 평하는 브루스는 "박제사는 시계공의 섬세함과 대장장이의 완력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합니다. 벌새와 코끼리를 모두 박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박제하는 동물을 속속들이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동물의 가장 훌륭한 자질을 살리려면 존경심과 직관이 있어야 합니다"고 말하는 데이빗에게 성실한 자연주의자요 정열적인 조류관찰자로 몇년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있다. 동물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는 브루스에게 그것은 일반적인 종이 아니라 바로 그 개체를 되살려 내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영업용 박제는 마네킨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이다.
"그건 틀에서 찍어내는 것이지 박제가 아닙니다"고 말하는 브루스는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예술과 과학을 혼합해서 각 개체를 재창조해낸다. "박제란 예술과 과학을 결합시켜서 생명의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20세기 초만해도 많은 동물학자와 자연주의자들이 박제를 가지고 동물 및 조류에 관해 많이 연구했다. 그래서 당시 자연주의자들에게 박제한 동물은 수상 트로피와 같은 존재였다. 텔리비전도, 항공여행도, 멸종동물 보호법도 없던 그 시대에는 그밖에는 동물을 오래 들여다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오늘날 박제는 과학보다는 스포츠와 더 관련이 깊어졌지만 슈웬더먼 일가나 기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정통 박제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슈웬더먼 일가가 하는 일의 75%는 박물관이나 네이처 센터, 동물학회를 위한 것들로 필라델피아 동물원, 스미소니언 연구소 일도 한다. 이들은 최근 맨해튼의 익스플로어러스 클럽에 있는 북극곰의 발을 예쁘게 다듬어줬고 하바드 클럽의 코끼리 머리도 다시 손봐줬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름이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미국자연사박물관 일이다.
1960년대에 데이빗이 그곳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5층 전체가 박제실이었다. 다양한 현장 전문가들에게 상의하면서 각종 박제를 했던 그는 주로 북미주 조류실에 공헌했지만 그의 손이 가지 않은 전시실은 별로 없다. "데이빗이야말로 이곳에서 정규 직원으로 일한 최후의 진짜 박제사였다"고 말하는 이 박물관의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인 스티브 퀸은 요즘도 데이빗 같은 일손을 객원으로 사용한다.
그런 훌륭한 유산을 물려 받고 태어났지만 브루스는 박제사를 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통념과 싸워야했다. 그 자신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40개의 서아프리카 동물 박제를 한 사람이지만 아직도 박제사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를 모르는 사람을 자주 본다.
요즘은 또 서류작업도 만만치 않다. 연방 어류 및 야생동물보호국이 멸종동물이 살해되어 박제되거나 불법 거래될까봐 요구하는 것이다. 슈웬더먼 부자가 다루는 동물들은 허가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확실한 꼬리표를 단 것 뿐으로 요즘은 가만히 있어도 길에서 자동차에 치어 죽은 동물들을 누군가가 가져다 준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박제에 쓰이는 온갖 도구들이다. 치과용 집게부터 수술 바늘등 병원에서 쓰이는 도구들은 물론 스스로 만들어 대를 물려 쓰는 것들도 있다. 복잡한 뱀 뼈에 붙은 살을 모두 제거하는데 쓰는 딱정벌레는 25년 이상 병 속에서 키우고 있다. 또 설합 속에는 색색의 유리 눈, 가짜 북극곰 발톱, 오리의 혀, 구렁이 이빨등 진짜와 똑같이 만든 가짜 부품(?)들이 가득하다.
슈웬더먼 일가는 이제까지 자기들이 박제한 동물을 스스로 죽인 적이 한번도 없다. 또 애완동물과 사람을 박제해 달라는 요청은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데이빗은 죽은 남자를 박제해서 그가 즐겨치던 피아노 앞에 앉혀 달라는 요구를 단번에 거절했다.
"박제사는 정말 특별합니다. 똑같이 생명이 없는 것을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이지만 그 수명이 장의사는 길어야 1주일이고, 조각가는 실수하면 녹여서 다시 만들 수 있지만 박제사는 단 한번의 기회 밖에 없습니다. 동물들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독특한 개체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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