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나 우연한 자리에서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눈 후, 대개 자기의 직업을 물어오는 일이 가끔 있다. 내가 의사라고 하면 전공과목이 무엇이냐고 캐묻는 수가 많다. 이 과 저 과 물어보다 모두 아니라면 눈을 찡긋하며 산부인과 의사가 아닌가 묻는다. 또 아니라고 하면 한참 생각 끝에 결국 정신과의사냐고 해서 그렇다면 대개 반응은 두 가지 양극이다.
첫 번째는 즉시 냉담해지며 나는 일생동안 정신과에 가볼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며 경원하는 그룹과 다음은, 금방 호기심을 보이며 정신과에 가졌던 여러 가지 질문을 늘어놓는 사람들이다. 간혹 자기가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다거나 지금 치료받고 있는 중이라는 사람도 만나는 수가 있다.
문제는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의 뿌리가 깊고 넓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은 귀신이나 악령에 사로잡힌 결과라든가, 이 병에 한번 걸리면 치료도 없고 일생을 불치상태로 사회와 가족의 버림을 받고 저주 속에서 살다 죽는다는 등등 한국에서도 불과 이삼십년 전만 해도 정신과는 ‘미친 사람들’이나 가는 곳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얼마 전에도 한국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통계가 신문지상에 게재된 일이 있었는데 국민의 60~70%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통계는 알콜 중독과 흡연을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과장된 것이다.
‘미쳤다’는 것은 정신과에서 정신증(Psychosis)이라 하는데, 일반 인구 중에서 1%는 정신분열증환자 이고 1%는 조울증 환자이며 기타 치매나 다른 유기성 정신증과 기타 마약 및 알콜 중독으로 인한 정신증을 다 합해봐야 5%이내 이다.
가장 흔한 질환은 역시 불안증과 우울증이다. 기타 여러가지 급격한 사회적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일시적 불안, 우울증, 수면장애 혹은 행동장애를 일으키는 부적응증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배우자나 자식이 죽거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실직하는 수도 있고, 급격한 사회의 변화에 적응을 못해 일시적 적응증을 일으키는 수는 드물지 않다. 정신과의 감기라고나 할까?
모든 형태의 고통가운데 아마도 마음의 고통이 제일 심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건강과 기능에 가장 영향을 주는 수가 허다하다. 이런 마음의 고통이 심하며 오래 지속되거나, 이로 인하여 기능에 장애가 있을 때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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