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남편이 봐주기로 하고 지금 이곳을 방문중인 시누와 함께 한껏 차려 입고 리버모아에서 공연을 하는 라보엠을 보았다. 리버모아 하이스쿨 강당을 꽉 매운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소속에 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오페라라 하면 부담스러울 만치 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치 푸치니가 그 옛날에 그 날 저녁의 나를 위해 오페라를 썼다는 생각이 들만큼 나에게 친근했다.
한국의 선택된 사람들만을 위한 것 같은 졸린 공연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생활의 긴장을 풀고 생활로써 즐기는 공연이었다. 물론 가격도 저렴했고 작은 공연장이었지만 준비를 많이 한 알찬 무대였다.
이야기는 이렇다. 여주인공 미미가 촛불이 꺼져 불씨를 얻으러 로돌포의 집을 찾아왔다가 두 사람의 사랑의 불씨가 두 사람 마음에 옮겨 붙었다. 로돌포는 가난한 시인 이었고 가난한 예술가 친구 셋과 함께 살고 있었다. 미미와 로돌포는 사랑을 하는 연인이 되었지만 미미는 나날이 죽어갔다.
집은 추웠고 마음속에 지펴진 사랑의 불꽃만 가지고는 미미의 병이 나아지질 않게 되고 로돌포는 미미를 떠나 보내게 된다. 죽어가는 미미를 로돌포의 친구의 연인인 뮤제따가 로돌포에게 데려다 준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마지막 호흡을 거두고 싶었던 미미는 소원대로 로돌포의 품안에서 친구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세상을 뜬다.
생활을 떠나서 잠시 쉴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을 갖은 것 같다. 미미의 애절한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오페라 가수의 깊은 호흡을 실은 목소리가 귓전에 지금도 울리는 듯 하다. 그 시간은 나에게 내가 아름다워져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자세를 가다듬고 허리를 곳 추 세워 바른 자세로 앉아있어야 할 것 같았다.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오페라 속으로 빠져든 나는 오페라 끝났을 때 함지박 웃음을 띠고 힘찬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푸치니에게.. 그리고 한시간이 넘게 걸린 곳으로 데려다 주고 아이를 돌봐준 남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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