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했던 이번 LA 한인회장 선거에서 회장에 당선된 하기환 회장에게 먼저 축하를 보낸다. 그가 합법적 절차를 거쳐 26대 한인회장 당선 증서를 받은 일에 대해서 나는 한인의 한사람으로서 아무런 이의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고 착잡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한인회는 한인들을 위한 봉사기관이고 또 당선 증서를 받는 자리에서 “앞으로 일년 동안 다시 한번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겠다”고 했으니 한인회장에게 우리 한인사회를 위하여 한가지 특별한 봉사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지난해 한인회 선거 때도 시끄러운 광경을 보았는데 올해에는 그보다 더 어지러운 한인회 모습을 보니 참 어이가 없다. 나는 연임하는 한인회장의 심정을 잘 이해한다. 한인회 회장도 훌륭한 감투이고 이 감투를 한번 쓰기만 하면 다시 2년 동안 그 얼굴과 이름을 최소한 LA 한인사회의 신문과 TV에 드날릴 수 있는데 어찌 사양할 수 있겠는가. 또 이것을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지금 한국에는 큰 감투 하나를 놓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사생결단을 하고 싸우고 있지 않은가. 목사들끼리도 총회장 혹은 무슨 회장자리 감투 하나를 놓고 난장판으로 싸우는 세상이고 중들도 감투 한번 더 하겠다고 절에서 쇠파이프가 난무해 경찰이 싸움을 말리는 세상이 아닌가.
우리 민족의 자랑과 사표가 되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나 백범 김구 선생이 감투를 쓰고 나라를 위해 봉사를 하지는 않았다. 감투만 씌어주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말을 믿을 사람이 지금 어디 있겠는가.
한인들이 모인 곳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감투싸움 통에 모두 진절머리를 내고 있는 판이다. 이때 한인회장이 한번 마음을 크게 비우고 우리 한인사회를 위해 이번에 합당히 받은 회장 당선증을 반환하고 물러나 준다면 나는 그 어떤 목사나 스님들보다 진심으로 그를 존경하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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