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를 두고 있는 부모는 대개 죄의식에 빠져 있게 마련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장애아가 생기게 된 이유가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좀더 잘 했더라면 장애를 막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자괴감이다. 가령 "임신 중에 감기약을 먹지 말았을 것을…" "출산 후 아기의 상태를 빨리 감지했더라면…" 하는 후회의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주위에서 들려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송곳처럼 후비고 들어온다. "쯧쯧,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렇게 되었나?" "팔자가 너무 사납구나" 하는 말에서부터 "하나님께 약속한 것은 꼭 지켜야지" 하는 욥의 친구 같은 분석들도 장애인 가족들이 겪는 아픔이다.
더 나아가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진정한 사랑의 권유 같은 것도 때로는 비수로 가슴에 꽂힌다. "조금만 더 헌신해봐, 더 매달려봐" "그 정도로 매달려서는 안 돼. 생명을 걸어야지" "아직도 생각나지 않는 죄가 있는지 살펴봐" "죽은 자도 일으키는 능치 못함이 없으신 하나님이신데 그 정도 장애가지고 눈물짓지 말고 나을 때까지 죽도록 기도해" 등등. 물론 이와 같은 충고가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장애인 가족들이 그렇게 해보지 않았겠는가? 아직까지 장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으로부터도 문제아로 남아있는 해결 받지 못한 사람들인가?
오늘날 장애인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이 교회에서 더 크다는 사실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이 교회에 가면 시선이 달갑지 않은 것이 아직도 우리의 현실이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교회라는 말만 나오면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장애인들을 겨우 찾아내어 사회로 교회로 나오게 하기 위하여 애를 쓰면 "교회 말도 마십시오. 가면 상처만 더 깊어집니다" "최상책은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장애아동들은 밖에 나가기 원한다. 아니 밖에 대한 동경이 보통아이들보다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그들이 받는 상처 때문에 장애아들을 집에 가두어 놓는다. 갇힘으로 생기는 격리의 고통은 형벌 중의 가장 큰형벌이다. 그래서 감옥에서도 독방이 가장 가혹한 벌이라고 하지 않는가?
쓸데없는 말을 하더라도 언어 소통의 기회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주는 벌인 ‘타임아웃’이 한국사람이 보기에는 그게 무슨 벌인가 할지 모르나 한국식 체벌보다는 ‘타임아웃’이나 ‘그라운딩’이 아이들에게 훨씬 큰 효과가 있음은 바로 격리가 가져다 주는 무서운 고통 때문이다.
장애를 입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자유스럽게 혼자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문밖의 세계가 동경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부모나 어른들은 밖에 나가 봐야 사고의 위험이나 있고 복잡하고 도움이 될 게 없다라고 생각을 한다.
동경의 문이 닫히면 병이 되는 법이다. 희망의 불이 꺼지면 자포자기하게 된다. 자포자기하는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순응 잘하는 착한 사람으로 보기 쉽다.
장애인을 밖으로 내보내자.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자. 새장에 있는 예쁜 새들보다는 다리를 절면서도 공원의 벤치 아래서 모이를 쪼는 새가 더 보기 좋다.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에게 좋은 환경은 좋은 집이 아니다. 장애인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혜택은 밖으로 나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함이다. 장애인에게 자유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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