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동양인 수사과가 폐쇄될 위기에 처해 있다. 예산 삭감 때문이다. 카운티 예산집행위가 2003년 셰리프 예산을 전년에 비해 1억달러 낮게 책정해 이 예산안이 확정될 경우 대대적 기구 축소가 불가피해 동양인 수사과도 폐쇄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맞아 LA 셰리프국은 한인 사회를 비롯해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예산안 삭감을 저지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의 안전이 예산 처리를 둘러싼 정치적 흥정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한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범죄 대처에 없어서는 안될 기구가 동양인 수사과이므로 예산 삭감을 적극 저지해 달라는 주문이다.
사실 한인타운은 어찌 보면 범죄의 사각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 사회의 고질인 무관심과 신고정신 부재가 그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원인은 다른데 있다고 본다. 한인들의 목소리가 타운의 영역을 벗어나면 잘 들리지 않는 탓이다.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이 수사에 나서 범인 색출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드시 그런 게 아니다. 똑같은 죄질의 범죄가 발생해도 어디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범죄를 다루는 경찰의 태도가 다르다. 말하자면 백인 주류사회냐, 사우스센트럴 지역이냐에 따라 경찰의 움직임이 다르다. 언론의 반응도 다르다.
이런 현실에서 존속해 오던 LA 셰리프국 동양인 수사과인데 그나마 없어질 판이다. 커뮤니티가 타운의 안전에 대한 지속적 관심 표명과 함께 법집행 당국을 독려하는 경우 당국의 태도는 아무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관심도 없고 또 그 커뮤니티의 목소리도 안 들리면 당국의 태도도 미온적이 되기 쉽다.
LA카운티 예산집행위는 오는 7월1일 새 회계연도 시작을 앞두고 예산삭감과 관련해 몇 차례 공청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 한인 사회는 하나가 되어 커뮤니티의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이웃 아시아계 커뮤니티와의 연대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찰 후원회 등 한인 단체들이 앞장서야 한다.
이번 문제는 단순한 타운 치안문제 차원에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인 사회의 존재, 더 나아가 전체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위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계기를 통해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타운 밖에까지 잘 들리도록 커뮤니티는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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