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대회 열기가 한국과 일본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주최국의 체면을 위해서도 최소한 16강에는 올라야 한다. 정말 모국의 축구팀이 골 네트를 힘차게 그리고 자주 흔들어서 한국인들의 한을 확 풀어 주었으면 좋겠다. 언제인가 북한팀이 8강에 올랐던 때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묘하게 되었다. 한국팀이 미국팀이 맞적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팀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미국팀을 제물로 삼아야 하고 미국팀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국팀을 제물로 삼을 형편이라는 것이다. 비록 스포츠이긴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서로 총을 쏘아야 하는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로 닥아 온 셈이다.
“영주권자는 한국팀을 응원하셔야지요. 하지만 시민권자는 미국팀을 응원하세요”
설교를 하다가 그런 말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그런데 예배가 끝나고 나니 의견이 사뭇 분분했다. 시민권을 가졌더라도 한국을 응원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시민권이야 신분만 그런 것이지 마음속까지 미국시민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난처한 질문 하나가 있었다. 한국축구팀을 응원하면 결국 악마편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응원단의 이름이 ‘붉은 악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단체들은 그 이름을 ‘붉은 호랑이’로 고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요. 아직 바뀐 것 같지는 않네요만....”
그렇게 소개했다. 그랬더니 ‘붉은 악마’란 이름쯤은 애교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기독교인이 되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것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9센트 짜리 상품 이름 하나도 맵씨있게 짓는 법인데 하물며 전국민이 참여하는 응원단 이름에 악마가 들어가서 어쩌자는 것인가. “악마가 응원해서 이겼다”는 말이 생기면 전국민이 악과 악마에 대한 경각심이 둔화되거나 심지어 악마 되기를 기뻐할 것 아닌가?
국민교육을 위해서도 ‘붉은 악마’란 이름은 고쳐야 한다. 악은 흉내라도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