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36년전 북한이 일궈낸 8강 진출의 기적을 재연할 것인가. 한국의 16강전 상대가 하필 36년전 북한에게 8강 진출을 내줬던 이탈리아여서 한국도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다.

북한이 월드컵 역사에서 영광의 족적을 남긴 것은 66년 잉글랜드대회. 당시 북한은 아시아에 1장밖에 배정되지 않았던 본선 티켓을 따내 `베일에 쌓인 공산국가’로 유럽인들의 의혹어린 시선속에 영국에 도착했다. 아시아축구가 남미, 유럽세에 비해 기량이 처져 축구 후진국으로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본선에 나선 16개국 가운데 4조에 포함된 북한이 맞설 상대는 58년 스웨덴대회, 62년 칠레대회에서 8강에 오른 소련과 두차례 우승컵을 안은 이탈리아, 그리고 남미의 강호 칠레였다.

1차전에서 소련에 0-3으로 패퇴할때만해도 북한의 기량은 그저 그런것으로 평가받았지만 북한은 칠레와의 2차전에서 0-1로 뒤지다 후반 박승진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만들면서 이변의 조짐을 보였다.

마지막 상대는 이탈리아. 북한은 전반 42분 박두익이 터트린 결승골을 끝까지 잘지켜 거함 이탈리아를 제압하면서 세계인들을 경악시켰다. 북한은 이날 승리로 8강에 올라 포르투갈을 상대로 전반 25분까지 3골을 작렬하며 또하나의 기적을 이룰 기세였으나 당시 최고의 저격수 에우제비오에게 4골을 헌납, 끝내 3-5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36년이 흐른 오는 18일, 한국은 북한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탈리아와 8강 진출을 위한 일전을 벌이게 된다.

아직도 코레아라면 북한의 박두익을 떠올리는 이탈리아인들 앞에서 태극전사들은 또 한차례 역사를 창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