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침투와 강한 압박에 승부를 걸면 승산은 충분하다.
LA시간으로 21일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22일오후 3시30분) 광주에서 4강행 티켓을 놓고 한국과 맞닥뜨리는 `무적함대’ 스페인은 화려한 공격진의 화력에 비해 수비진이 의외로 취약한 편이다.
기질적으로 몸싸움에 약하고 다혈질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강도높은 압박에 쉽게 무너져 내리는 공략 포인트. 스피드와 체력을 최고조로 업그레이드한 한국이 특장을 십분 발휘한다면 예상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16강전까지 4게임에서 5실점, 매 경기 골을 허용할 만큼 수비진이 흔들리고 있다. 약체 남아공과 슬로베니아에도 어처구니없이 역습을 당하기 일쑤였고 16강전에서 아일랜드와 맞섰을 땐 후반 `어설픈 지키기’에 나섰다가 혼쭐났다.
푸욜-이에로-나달-후안프란의 포백 수비라인은 발 재간이 좋지만 체력과 몸싸움에서 그다지 강한 편이 못된다. 34살의 노장 이에로가 이끄는 수비진은 아일랜드 공격수 로비 킨과 킬베인이 빠른 2대1 패스로 침투를 거듭하자 측면 방어막과 조직력이 순식간에 붕괴되는 약점을 노출했다.
설기현, 박지성이 좌우측 깊이 파고들어 수비라인 전체를 흔든 뒤 송종국, 이영표가 스피드를 살린 오버래핑을 가미할 경우 골 찬스를 엮어내기에 충분한 틈새가 엿보이고 있다.
데페드로-발레론-엔리케의 미드필드진은 그물코처럼 잘게 끊어 상대를 교란하는 세밀한 패스를 주축으로 전방 공격진과 유기적인 호흡을 맞춰가는 스타일. 플레이메이커 발레론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공격은 중원에서 라울-모리엔테스 투톱으로 직접 이어지거나 좌우측 데페드로, 엔리케를 거쳐 중앙으로 연결된다.
레알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라울과 모리엔테스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읽을 만큼 콤비플레이가 좋다. 발 빠른 수비수 푸욜과 수비형 미드필더 바라하의 공격 가담도 매서운 느낌. 하지만 특급 스트라이커 라울은 아일랜드전에서 드러났 듯이 밀착마크를 당하면 신경질적으로 변해 활동반경이 급속도로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오른쪽 중앙의 라울을 2선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김태영이 예의 찰거머리 수비를 편다면 스페인의 득점루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미드필더들이 개인기를 과신한 나머지 지나치게 여유를 갖고 플레이하는 단점도 있다. 네임밸류나 개인 능력면에서 스페인 미드필더 진용은 포르투갈과 비교할 만한데 포르투갈이 견디지 못했듯이 한국의 압박이 스페인에게도 충분히 먹힐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뒷심 부족’을 드러낸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일랜드에게 후반과 연장 내내 밀렸고 ‘94미국월드컵에서 서정원에게 극적인 동점골을 내준 것도 종료 직전이었다. 상대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 승부를 노려볼 만하다.<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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