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 파란 메들리에 축구전문가·승부도박사들 연일 망신
브라질(58년·62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1승은 고사하고 단 1골도 못넣은 채 1라운드 직후 파리행 짐을 꾸리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돈에 눈이 멀어 개인적 취향이나 애국심 따위 번외요소를 완전 배제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정답’을 내놓기로 정평난 런던의 축구도박사들, 그들이 우승후보 0순위로 자신있게 찍어놓은 아르헨티나도 조별리그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제아무리 크다 한들 54년 본선데뷔 이래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를 연파하고 8강고지에 합류할 줄을 거스 히딩크 감독인들 알았을까.
어느덧 종반전으로 치닫는 이번 월드컵은 팀별 전력분석과 승부예측으로 축구보기의 이해와 재미를 돋궈줘야 할 전문가 집단에겐 그야말로 ‘악몽’이다. 마치 예상답안을 일부러 피해가듯 엉뚱한 결과를 내놓는 이변들이 과거 어느대회보다 수두룩한 때문이다. 만일에 대비해 ‘기대는 크게 예상은 작게’ 하며 고비고비 속을 조렸던 코리안 축구팬들로선 조심스런 예상들이 속속 빗나간 게 더없이 기분좋은 일이긴 하지만.
차범근 전 한국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한국내 전문가들이 내놓은 태극사단 예상성적표 역시 8강얘기는 입벙긋조차 없고 16강에 대해서도 "운이 따라준다면…" 등등 ‘자신없는 사족’이 붙은 게 태반이었다.
94년 미국월드컵때 콜롬비아를 우승후보라고 공언했다 망신을 샀던 펠레(브라질)는 이번에 우승후보는 고사하고 8강후보조차 헛짚은 뒤 더이상 예상답안을 내놓지 않은 채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등 도통한 축구스타들도 개막을 앞두고는 엇비슷한 예상정답표를 앞다퉈 내놓았지만 32지 선다형에서 8지 선다형으로 줄어든 지금은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지는 개막직전 월드컵 특집에서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4번째 챔피언트로피를 차지한다고 그럴싸한 이유까지 들어가며 예언했는가 하면 8강팀 예상에서도 누구나 찍을 수밖에 없을 브라질 1팀만 겨우 알아맞히는 등 ‘안맞기로 소문난 SI 승부예상’의 전통을 다시한번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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