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관건이다. 질풍같은 승리행진으로 첫승·16강을 넘어 8강까지 쟁취한 한국과 첫 우승 야망에 불타는 스페인의 4강행 다툼(21일오후 11시30분, 한국시간 22일오후 3시30분)은 체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아무도 상상못한 기적을 연출하며 세계축구계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태극호 선장 거스 히딩크 감독은 19일 "한국선수들이 연장전까지 치른 이탈리아와의 16강전 피로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 여부가 스페인전 승리의 열쇠"라고 말했고, 호세 안토니오 카마포 스페인 감독도 20일 "한국은 역대 대회에서 항상 체력으로 승부를 걸어왔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적어도 체력에서는 ‘자타공인 넘버원’. 전후반 한골씩 넣은 폴란드전을 빼고는 미국전·포르투갈전·이탈리아전 내리 3게임에서 후반부터 대공세를 펼치며 막판 동점골 또는 결승골을 잡아내고 끝내 승리를 차지했었다. 반면 스페인은 아일랜드와의 16강전때 거의 굳힌 승리를 후반 막판 체력저하와 집중력해이로 동점골을 내주고 연장전 내내 허우적거리다 승부차기로 8강행 티켓을 쥔 데서 보듯 뒷심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경기시간 광주구장은 귀청을 찢을 듯한 붉은 함성은 제쳐두더라도 섭씨30도안팎 후덥지근한 더위로 달궈지리란 예보다. 쾌적한 지중해성 기후에 익숙한 스페인 선수들에겐 덤터기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또 한국은 미국전때 낮경기를 치러본 반면 용케 밤경기만 했던 스페인은 한국전이 첫 낮경기다.
기량이라면 몰라도 체력만큼은 90분이 모자란 듯 펄펄 날던 태극사단이 스페인전을 앞두고 다름아닌 체력문제로 전에 없이 긴장하는 까닭은 ‘불공평한 휴식시간’때문이다. 스페인은 아일랜드전뒤 나흘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한국전에서 대비한 반면 한국은 이틀 여유밖에 없어 본격적인 스페인전 대비훈련은 고사하고 이탈리아전 피로회복 훈련에 급급하다 격전장으로 불려나가는 상황이다. 10일 휴식과 12일 휴식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풀게임 출장뒤 정상컨디션 회복기간을 4일로 보는 축구계 상식에 비춰 2일 휴식과 4일 휴식의 차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히딩크감독은 경기당일 스타팅라인업 제출직전까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정도를 지켜본 뒤 최종순간 베스트11을 확정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끝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그는 황선홍·안정환·최진철 등 지친 선발요원들을 ‘예비군’으로 남겨놓고 차두리·이민성·현영민 등 힘넘치는 후보들을 대거 선발대로 앞세운 뒤 고참들이 뒤를 책임지는 변칙작전 소문도 있지만 지면 끝장인 중대승부처라 실행가능성은 미지수다. 한편 이탈리아전에서 코뼈 골절상을 입은 ‘파이터 수비수’ 김태영은 안면보호대를 착용하고 스페인전에 투입될 전망이지만 16강전 직후 탈수증세로 병원에 긴급 후송됐던 수비수 최진철과 발목부상으로 교체된 족쇄맨 미드필더 김남일 등은 20일 현재 출장여부가 불투명하다.<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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