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통산 5회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려온 브라질이 한-독전 24시간뒤인 26일새벽(LA시간) 일본 사이타마에서 48년만의 복귀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터키와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조별리그 C조 개막전에서 터키에 찜찜한 역전승을 거뒀던 브라질은 이번에 `삼바축구’의 본때를 보여 판정시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입장이고, `브라질에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터키는 두 번 질 수 없다는 단호한 자세로 설욕을 벼르고 있다.
영원한 우승후보와 다크호스간의 대결은 지난 경기의 재판 양상을 띨 공산이 크다. 브라질이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대명제 아래 파상적인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데 반해 터키는 수비축구로 버티면서 기습을 노리는 속공전술로 나설 전망이다.
셰놀 귀네슈 터키 감독은 ‘승산은 50-50’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조별리그에서 거둔 2-1 스코어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승리 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은 터키보다 공격에서 절대 우위에 있기 때문.
`3R 삼각편대’의 한 축인 호나우디뉴가 8강전 레드카드로 빠졌지만 5경기 연속골을 몰아친 히바우두의 골감각이 절정에 올라 있고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이 우려됐던 호나우두가 전열에 복귀해 전력공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호나우두가 빠지더라도 그를 대신할 루이장, 호나우디뉴의 `대타’ 에디우손이 엮어낼 콤비플레이가 오히려 더 빛을 낼 수도 있다.
주전에 버금가는 후보가 즐비한 브라질의 또다른 강점은 호케 주니오르-에드미우손-루시우로 짜인 스리백 수비라인이 날이 갈수록 탄력을 받으며 견고해졌다는 것. 좌,우 윙백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카푸의 재빠른 공수 전환에다 수비형 미드필더 질베르투 실바의 템포 조절이 호흡을 이룬 결과다.
세네갈의 `검은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 문턱에 오른 터키는 남다른 투혼과 체력을 앞세워 `골리앗’을 한방에 무너뜨릴 기세다.
터키의 자신감은 무엇보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에 있다. 기본적으로 스리백을 쓰면서 브라질과 세네갈처럼 개인기가 좋은 팀에는 포백으로 나서는 터키 수비진은 골키퍼 뤼슈티 레치베르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이후 3경기를 연속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철벽 방어망을 구축했다.
터키는 이를 바탕으로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 빈 틈이 생기는 때를 놓치지 않고 상대의 치명적 약점인 측면 돌파를 통해 반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원톱’ 하칸 슈퀴르가 골문 앞 결정적인 찬스마다 헛발질을 거듭하는 등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조커’ 일한 만시즈가 세네갈와의 8강전에서 골든골을 터트리며 일약 슈퀴르의 대안으로 떠올라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만시즈의 골결정력이 오른쪽 날개 위미트 다발라의 측면 돌파와 맞물려 떨어진다면 힘의 균형은 터키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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