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열광과 환희의 함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월드컵 본선서의 첫 승리. 16강, 8강, 그리고 4강. 잇단 월드컵 승전보에 미주 한인사회는 열광 속에 빠져들었었다. 광화문 네거리를, 시청 앞을, 한국의 방방곡곡을 휩쓴 붉은 물결은 LA에, 뉴욕에도 넘쳐흘렀다. 미주 한인들도 모두 하나가 돼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나선 것이다.
한인사회는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은 여전히 감미로운 뒷맛으로 남아 있으나 한인사회는 일상의 리듬을 회복하고 있다. 잔치는 끝난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월드컵 4강 신화는 미주 한인사회에 벅찬 환희와 함께 제2의 도약을 향한 도전의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4강 신화는 감동의 서사시였다. 자신감 회복의 드라마였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다. 사실 짧은 기간에 이같이 거대한 한인타운을 일군 한인 이민의 신화도 따지고 보면 바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월드컵 4강 신화는 미주 한인사회가 이같은 이민정신을 재점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생각이다.
하나됨 역시 월드컵 4강 신화가 가져다 준 선물이다.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곳곳의 한인타운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여졌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버지와 아들. 1세와 2세, 3세가 모두 하나가 돼 ‘대∼한민국’을 외쳤다. 모처럼 형성된 일체감이었다. 그 일체감은 2세들에게 확고한 정체감을 가져다 주었다.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 무엇보다도 귀중한 선물이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LA타임스에 크게 실렸다. 이 신문은 또 응원 후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떠나는 한인들을 클로즈업 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특집기사를 다루었다. 질서정연한 한국인의 응원문화가 그 주제다. 한국인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월드컵 축제를 통해 전 미국에 알려진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는 이민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대교체의 길목에 들어섰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게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이다. 미주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이다. 제2의 개척정신이다. 하나됨이다. 성숙함이다. 4강 신화를 이룩한 이번 월드컵 축제는 이 모든 것을 재확인시켰다. ‘하면 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코리안-아메리칸이 우리라는 사실’이다. 남은 일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자! 가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