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에메 자케 감독은 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둔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의 월드컵 준비는 90년부터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90년과 94년 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던 프랑스는 이미 90년에 클레르 퐁텐 축구센터를 세우고 장래성있는 선수를 양성, 정상 도약을 향한 계획을 착실히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지 18개월만에 아시아국가로는 처음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하지만 정상의 자리는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힘들다는 것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탈락에서 입증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4년. 2002년 대회에서 부진했던 팀들의 거센 도전이 다시 시작될 것이고 세계축구의 평준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권을 지키기 위한 시간으로는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감안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장기프로젝트 실행에 들어갔다. 지난 해 초 정몽준 협회장 직속기구로 기획실을 설치한 축구협회는 `코리아 사커비전 2010’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한국축구 10대 추진 과제’는 ▲군 축구팀 창단 및 군 축구활성화 ▲프로구단 및 지역축구 유소년 클럽의 협회 정식 등록 ▲초.중.고 전국대회 축소 및 권역별 리그제 도입 ▲프로구단 유소년 육성프로그램 제도화 ▲권역별 축구장 건설 ▲프로구단 추가 창단 및 2부리그 시스템 구축 ▲여자축구팀 창단 유도 ▲권역별 상비군 제도 정착 ▲우수 지도자 육성 ▲축구협회 행정력 제고 및 재정 확보로 나눠진다.
단기목표인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한 첫 단계로 군 체육부대인 상무는 선수정원을 25명에서 50명으로 확대한 뒤 이달중 시작되는 프로축구 2부리그부터 출전한다. 장기적으로는 프로구단의 추가 창단과 실업팀의 실력 향상을 꾀해 2부리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도 세워져 있다. 안정된 2부리그 구축을 통해 상위리그의 하위팀이 탈락하고 하위리그의 상위팀이 상위리그로 진출하는 유럽식의 프로리그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이룩한 업적을 더욱 발전시킬 능력있는 지도자 발굴도 급선무이며 확실시 골을 넣는 `킬러 본능’을 갖고 있는 대형 공격수와 수비수의 육성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저변확대를 위해 축구협회는 각지에 흩어진 유소년 축구클럽이나 어린이축구교실을 정식 등록팀으로 인정하고 상호 많은 경기를 갖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대회를 순차적으로 폐지한 뒤 권역별 리그제로 전환, 권역별 우승팀이 정상을 가리는 대회로 만들기로 했다. 이 밖에 권역별로 잔디구장을 건립하고 유소년 선수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도 한국축구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이같은 장기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역협회의 안정된 재정 확보와 대한축구협회의 일관된 행정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축구협회는 각종 스폰서들의 지원금, 평가전의 TV 중계권료 등의 수입을 바탕으로 한국축구 발전에 재투자하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
또 과거 협회장이 바뀌면 실무진까지 교체돼 행정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폐단을 답습하지 말고 정기적인 공개채용과 직원 능력 향상에 힘써 세계 4강에 걸맞는 행정력을 갖춰야 하는 것도 2006년 월드컵에 대비한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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