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진 4팀중 이탈리아 감독만 퇴출 모면
한국축구대표팀이 신나는 월드컵 4강 뒤풀이(월드컵 성공개최 국민 대축제)를 즐긴 2일 스페인의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은 쓸쓸히 대표팀 지휘봉을 내놓았다. “인생은 여러 스테이지로 이뤄져 있다. 이제 그중 하나를 끝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보인 투사 이미지와는 달리 운치있고 철학적인 퇴임의 변을 내뱉었지만 오는 2004년 유럽선수권까지 계약된 감독임기를 스스로 앞당겨 자르도록 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과의 8강전 패배. 스페인은 프랑스·아르헨티나·이탈리아·포르투갈 등 라이벌들이 대거 탈락한 이번 대회에서 내심 우승까지 바라봤으나 한국에 발목이 잡혀 또다시 ‘기껏 8강’ 징크스를 되풀이했다.
카마초 퇴임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에 진 4팀중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감독만 빼고 3명 모두 자의반 타의반 감독직을 내놓게 됐다.
한국의 첫승 제물이 된 폴란드의 예지 엥겔 감독은 1라운드 탈락뒤에도 2년 남은 계약기간을 거론하며 감독직 고수의지를 보였으나 비판적인 여론을 무기로 압박하는 폴란드 축구협회에 지난달 21일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강제퇴임 직후 가진 회견에서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그 결정(엥겔 퇴출)이 채택됐다”며 “나는 생전에 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자들에게 패했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으나 대세를 돌이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은 한국전에서 2명이나 퇴장당하는 등 ‘비상한 패배’에 대한 일부 동정론으로 한때나마 유임설이 나돌았고 본인 역시 2004년 유럽선수권에서의 명예회복 의지를 다졌으나 4강전 분위기에 휩싸인 지난달 26일 축구협회로부터 “축구감독을 계속 남아있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해고통지서를 팩시밀리를 통해 전달받았다.
다만 이탈리아의 트라파토니 감독은 “(한국과의 16강전에서) 실력때문에 진 게 아니라 심판때문에 진 것인 만큼 (2004년까지로 돼 있는) 계약대로 할 것”이라고 일부 퇴진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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