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과 23명 선수들에게 참으로 큰 일을 해냈다고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필자가 30여 년 전 대한 체육회에 출입하면서 듣고 보던 옛날 한국 축구의 나날들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60년대 초 방콕, 랑군, 쿠알라룸푸르 등지에서 생중계 되는 라디오(그 당시에는 TV 중계가 없었음) 방송을 한 임택근 캐스터의 박력 있고 생생한 현장 중계는 지금 같으면 답답하고 장님이 지팡이 짚고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이상한 전파 음을 곁들인 아시아권의 싸움이었지만 라디오 앞에 많은 인파들이 모여 앉아 귀를 기울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록 시차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이 부담이었지만 편안한 소파에 기대어 태평양 건너의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볼’놀이 경기들을 관전할 수 있다는 것이 옛날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40년 전 아시아 대회 때 우승컵에 롤렉스시계를 담고 들어오다 밀수혐의로 곤혹을 치른 선배들에 비하면 이번에 4억씩을 포상 받은 선수들은 격세지감이 있다.
한국이 세계 축구계의 거성들을 차례차례 엎어 치기 했다는 것은 단순히 40년의 세월이 지난 결과라기보다는 막대한 투자의 결실이라고 여겨진다. 세계 상위권들이 하나, 둘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축구의 기술도 세대교체가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등극한 사실은 앞으로 세계축구의 판도가 서서히 바뀜 됨을 예고하는 것 같다. 유럽 방방곡곡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검은 선수들의 표범 같은 주력과 돌파력은 머지않아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었던 FIFA 컵을 아프리카 대륙으로 옮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은 86년 멕시코 대회부터 5번을 손님으로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얻은 결과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2006년 독일 대회는 더욱더 좁혀질 각 국의 전력 차를 감안하면 예선통과부터도 난항이 예상되며 본선에 출전한다 해도 이번 같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숨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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