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자 한국일보 ‘여론마당’에 실린 남진식 씨의 ‘한인들의 본국 지향성’을 읽고 글을 쓴다. 남씨는 한인들이 월드컵 때 보여준 집단 응원이 ‘미국 주류세력이 백안시하는 민족주의로 오해받을 빌미를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특히 1.5세나 2세들이 월드컵기간동안 보여준 한국팀에 대한 열광적인 응원에 대해서 ‘놀랍기만 하다’ 적었다.
남씨의 말대로 한국계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지나친 본국 지향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이 좋다. 미국 땅으로 삶에 터를 옮긴 우리 한국계 사람들은 1세든 2세든 모두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계 미국인이 훌륭한 미국시민이 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따라 이민 온 소위 1.5세 한국계 미국인인 나에게는 미국 못지 않게 한국이란 나라가 중요하다. 그래서 LA 타임스도 한국일보도 인터넷을 통해서 읽고 알아간다. 월드컵 때 미국이 잘 한 것도 기뻤지만, 한국이 잘한 것 역시 큰 기쁨이었다.
게임 보려고 새벽에 일어나 밤잠 안 자면서 빨간 옷 입고 태극기 흔들며 응원한 것은 내게는 한국팀의 성공이 미국의 성공만큼 큰 기쁨이고 자랑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본국 지향적인 걸까?
한국계 미국인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이스트 LA에 모여서 멕시코 팀을 응원했다고 지나친 조국애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보스턴에 모여서 열광적으로 아일랜드 팀을 응원한다면 너무 애국한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 그 어느 곳보다 다민족적인 LA에서 살아가며 나는 내 자녀들에게 한국을 사랑하라고 가르치고 한국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라고 말한다. 그건 그들이 그냥 미국인이라고만 착각하고 성장한 후 나중에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 혼동하는 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타 인종과 민족들에게 민감할 수 있다.
1세가 다수인 한인이민사회에 한국신문이 독자수가 중국계나 일본계 보다 많은 건 너무 당연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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