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체들의 가격 장난이 너무 심하다. LA 카운티 관계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업소가 전체 소매업체의 1/3에 달한다. 어느 사회에나 ‘썩은 사과’는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비양심적 업소가 3개소에 하나 꼴이라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때 예삿일이 아니다.
LA 카운티가 바가지 점포 단속 목적으로 사복요원들을 파견, 조사한 530여 업소중 한인업소가 얼마나 되는 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성년자 술·담배 판매, 허위 세금보고, 불법 매춘등 어떤 분야로든지 일단 단속이 있다 하면 우선 불안한 것이 우리의 심정이다. 거의 어김없이 한인 업소들이 떼로 적발되기 때문이다.
이번의 바가지 요금 현장조사에서는 세일가격을 선전해놓고 실제로 물건을 팔 때는 그 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는 업소들이 주로 적발되었다고 한다. 광고만 그럴 듯할 뿐 가보면 속은 기분이 드는 세일은 한인 고객들이 익히 듣고 경험해온 바이다. 무책임한 ‘세일’ 남발은 타운 업소들에 대한 불신조장의 고질적 요인이 되고 있다. ‘파격 세일’‘창고 세일’‘월드컵 기념세일’ 등 요란한 세일광고에 끌려 가보면 연중 365일 세일인 경우, 세일품목은 몇 안되고 나머지는 모두 정가 판매인 경우, 정가 3,000달러짜리를 1,000달러에 판다고 하는데 정가가 도무지 의심스러운 경우등 소비자들로서는 배신감 마저 드는 세일이 허다하다.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세일을 하는 등 얄팍한 상혼은 근본적으로 한탕주의 심리에서 나온 것이다. 손님을 일회용 판매 대상으로 보고 “한번 팔면 됐지 그 다음은 모른다”는 안일한 태도이다. 바가지를 쓴 손님들 역시 필경 두 번 다시 그 가게를 찾지 않게 되면서 그날의 매상은 올렸을 지 모르지만 단골은 점점 잃고 마는 어리석은 장사가 되고 만다.
업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고객이 몰리면 흥하고 고객이 떠나면 망한다. 물건을 하나 더 파는 것 보다 단골을 한사람 더 확보하는 데 신경을 쓰는 업소가 결국은 경쟁에서 이긴다. 바가지 상혼은 불신풍조를 만연시킨다는 점에서 해당 업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한인업소에서 몇번 바가지를 경험하고 나면 손님들은 발길을 딴데로 돌리는 것과 아울러 전체 한인상가에 대한 불신감을 갖기 쉽다.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즈음 경쟁력은 신용뿐이다. “그 가게는 믿을 수 있다”“한인상가라면 안심이다”는 인식을 얻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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