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새로운 재미거리를 찾았다. TV나 영화를 볼 때 화면을 꽉 채우는 주인공의 연기와 표정보다는 그 옆에 있는 조연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다. 지금 까지 주인공을 보느라 눈여겨보지 않았던 조연들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거리 볼거리이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 한구석이 싸해지기도 한다. 나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만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연기에 열중하고 있다.
앞모습도 아닌 뒷모습, 어쩔 때에는 찻잔을 내려놓는 떨리는 손동작 하나만 나올지라도 화면을 가득 메운 주인공의 뒤로 혹은 구석진 옆에서 표정과 몸짓 하나 하나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주인공의 웃음에 같이 웃고 주인공의 눈물에 같이 눈물짓지만 나는 이상하게 조연들의 움직임에 자꾸 눈길이 간다. 너무나 슬프게 울고 있는 주인공의 옆에서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때로는 연기자 같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능청스럽게 지나가는 행인 역할을 한다.
그렇게 주인공이 돋보일 수 있게 자신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그 작은 사각 화면 안에 우리의 생활이,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인생 연극 무대 위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공임을 원하고 있지만 나 이외의 사람들은 조연일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간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나의 역할은 지나가는 행인 또는 옆집에 사는 사람 정도의 조연일텐데 언제나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고자 다른 주인공을 인정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 열심히 살아갈 때 내 주위의 조연들도 자신들 삶의 주인공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삶에 중심이 되어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조연일지라도 그들 자신이 주인공인 삶에 가끔은 내가 조연이 되어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사각 화면 안 중심에서 벗어나 구석진 자리에서 주인공이 된 그들을 지켜보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데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오늘 TV를 볼 때 나와 같은 재미를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마 주인공이 된 조연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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