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우드 경찰의 흑인소년 구타사건으로 연일 흑인 커뮤니티의 데모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름난 흑인 인권지도자, 변호사, 데모 전문가들이 속속 LA에 입성하여 일을 크게 벌일 모양이다. 한인사회에서는 지난번 로드니 킹 사건으로 야기된 4.29폭동을 상기하며 불안과 긴장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수갑을 채우고 그도 모자라서 얼굴에 주먹질을 하는 백인 경관의 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흑인 데모의 밑바닥에는 역시 흑백갈등의 해묵은 역사가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도 의정부에서 미군장갑차에 치어 2명의 여중생이 목숨을 잃은 일로 극렬한 데모가 일어나고 있다. 미군 만행을 규탄하며 미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건 내용의 자세한 설명은 별로 없고 붉은 머리띠를 한 데모대의 노한 모습만이 매스컴에 클로즈업되고 있다.
전후 사정으로 보아 장갑차 운전병이 고의로 사건을 일으킨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그 흔히 있는 교통사고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이 데모도 역시 밑바닥에는 반미감정이 깔려있는 느낌이 농후하다.
한국 지식층의 미국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결같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입장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별로 설명이 없다. 이것이 미시민권자인 교포 연예인의 입국거부, 미 시민권자 인척을 둔 정부 고위직 후보자에 대한 거부 반응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한인이 오랜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고국 방문 길에 올랐는데 택시 뒷자리에서 아이들이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듣고 운전사가 차를 세우더니 다짜고짜 내리라고 하여 할 수 없이 내렸다고 한다.
반미감정이 더욱 고조되면 한인들의 설 땅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안으로는 흑백갈등의 불똥을 뒤집어 써야하고 밖으로는 반미감정으로 튀는 불똥을 막아야 할 내우외환의 시대가 우리 교포사회에 들이닥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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