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평소 친분이 있는 LA경찰국 한인 수사관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한인 커뮤니티 매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기자가 "한인타운에서 매춘이 심각한데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까"라고 묻자 이 수사관은 "매춘이 심각하긴 한데 아무리 단속을 해도 근절되질 않네요. 매춘을 하다 걸려도 처벌이 미미하고. 수많은 범죄 중 유독 매춘만은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매춘은 피해자가 없는 범죄 아닙니까"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도중 수사관이 한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피해자 없는 범죄라… 그렇다. 매춘이야말로 피해자가 없는 범죄 아닌가. 여자(또는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파는 것이고 손님도 즐기려고 돈을 내는 것이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매춘이 불법인 것은 확실하지만 매춘이 어느 쪽에도 피해를 주지 않는 윈-윈(win-win) 범죄라는 말도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춘이라는 범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요즘 매춘 때문에 한인사회가 무척 시끄럽다. 한인 언론뿐만 아니라 주류사회 방송과 신문에도 한인 매춘업자와 윤락녀가 경찰에 무더기로 체포됐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한인인구가 많은 동네 치고 매춘업소 없는 곳이 드물지만 그 중에서도 기자를 비롯한 수만명의 한인이 먹고, 자고, 일하는 LA 한인타운의 경우 매춘이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피부로 쉽게 느낄 수 있다.
한인타운에 있는 호텔과 모텔에서도 밤낮을 안 가리고 매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 지 오래다. 하루가 멀다하고 크고 작은 단체행사가 열리는 고급 호텔에도, 한인 소유 대형마켓 건너편에 있는 싸구려 모텔에도 벌건 대낮에 옷차림도 야한 한인 윤락녀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 매춘은 이미 한인들의 일상생활에 너무나도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러다간 청소년들까지 매춘의 영향권 안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한인사회를 좀먹고 있는 매춘. 매춘에 대한 대책은 정말 없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매춘을 ‘피해자 없는 범죄’로 인식하기 때문에 매춘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것일까. 해답이 나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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