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에 딸·엄마잃은 이웃 할머니·손자손녀
▶ 윤창길씨 부부 감동 스토리
자신의 친부모도 모시기 귀찮아하는 세태에서 ‘생판 남인’ 이웃 할머니를 17년간 모셔 온 부부가 있어 각박한 세상에 훈훈한 정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한식당 ‘이조’에서는 이복순 할머니의 구순잔치(사진 가운데)가 벌어져 사람들의 가슴에 따뜻함을 전달해 주고 있었다.
이날 잔치는 지난 85년부터 이 할머니를 모시고 살아 온 윤창길(56, 유니 오토바디 대표), 윤일순(54) 부부가 마련한 것.
이날 잔치에는 이 할머니의 외손주인 차종석(38), 혜숙(29)씨 남매를 비롯 이 지역에 거주하는 윤씨부부의 동생 가족, 친지들이 모여 윤씨 부부의 노고를 격려했다.
윤씨 부부가 이복순 할머니와 그의 손자인 종석, 혜숙 남매와 같이 한 집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85년부터. 할머니는 스물 네 살의 젊은 나이에 6.25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유복자인 딸 하나를 두고 청상과부로 평생을 살아왔다. 온갖 궂은 일을 다 겪으면서도 오직 딸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 온 할머니에게 딸은 할머니의 인생이었고 전부였다.
결혼한 딸과 사위가 미국으로 이민가기로 결정했을 때도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피붙이인 딸의 곁에 있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다.
딸 영자씨가 미국에 이민와서 처음 정착한 곳이 메릴랜드 하이얏츠빌 헤밀턴 아파트 단지.
77년 취업이민으로 미국에 와서 정착한 윤씨 부부의 세 자녀를 이복순 할머니가 베이비시터로 봐 주면서부터. 그러나 행복도 잠깐, 지난 85년 그로서리를 운영하던 딸의 가게에 총을 든 무장강도가 침입, 딸은(당시 42세)현장에서 절명하고 사위는 부상당하는 ‘청천하늘의 날벼락’과도 같은 사고가 났다.
갑자기 엄마와 딸을 잃은 두 아이들과 이복순 할머니의 슬픔과 절망은 말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식음을 전폐하고 우울과 불면에 시달리면서 말을 잃기도 했다. 이 와중에 사위는 할머니와 두 아이를 남겨둔 채 1년도 안돼 재혼, 타주로 떠나가 버렸다.
이들의 딱한 모습을 보다 못한 윤씨가 할머니와 아이들을 거두기로 결심하자 부인 역시 기꺼이 승낙했다. 이렇게 산 세월이 올해로 17년째. 윤씨는 “방황하던 종석이가 마음을 잡고 건실한 청년으로 거듭난 것과 혜숙이 역시 비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 남매는 윤씨 부부를 ‘큰아버지, 큰 엄마’로 부르고 윤씨 부부의 2남1녀와는 친동기간으로 지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