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들에게 11월은 비교적 한가한 달이다. 그래서 매년 이 때쯤 공인회계사들은 전문지를 준비하고, 컴퓨터 웹사이트도 재정비하게 된다. 늘 그러하듯 일을 할 때 제일 큰 문제는 소요 경비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도 공인회계사들은 공적인 자금을 조달하는 데 수월한 편이다. 왜냐하면 같이 일하는 연관 단체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주로 금융업 계통으로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인 시중은행들이다. 행장, 부행장 등 은행 대표들과 차례로 면담하면서 새삼 느낀 것은 은행들이 변화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먼저 그 변화의 방향을 들여다보면 친절과 미소로 요약될 수 있다. 1980년대 세계 경제계를 주름 잡던 시절 일본은 “서비스를 판다”라는 구호를 제품의 우수함과 함께 내어놓음으로써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CPA 사무실을 운영하다보면 남가주 한인 은행들이 굉장히 친절해 진 것을 많이 느낀다. 고객들의 재정보고를 준비할 때 은행 서류가 필요해 지점들에 전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친절한 목소리부터가 좋다. 두번째 변화는 발전된 정보 통신기술의 활용이다. 많은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어 하루 24시간 언제나 전화하면 곧바로 확인하여 알려 주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름다운 미소로 고객을 대하고 친절을 보이려는 스마일 운동이다. 미소도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웃음 근육이 자연스레 움직이고 여러 종류의 미소를 창조할 수 있다.
내가 미국 군대 훈련병으로 있을 때, 아침에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볼 때마다 느낀 것은 동양인의 못난 점을 나는 골고루 가졌다는 것이었다. 작은 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 그리고 10시10분의 찢어진 눈매. 그런데 타고난 신장이야 조상 탓이고, 구운 감자 같은 얼굴이야 시간이 지나면 얼추 해결될 일이지만, 내 의지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미소였다. 치아가 보이게 적당히 웃으면 인상이 100배는 좋아 보였다. 거울이 말했다. “야, 강신용! 웃어라 웃어. 웃으면 복이 온다”
아름다운 미소는 외모에 관계없이 좋다. 그래서 그런지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한다. 여러 은행을 가보면 어떤 행원과 눈이 마주 쳐도 웃음 짓는 눈동자이다. 고객은 그들의 밝은 미소에 우선 만족을 느낀다. 끝으로, 이제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성공을 위해 변화하고 있다. 이런 표어를 실천하는 것 같다. “기다리면 불경기, 나가면 호경기”
그들은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나가서 호경기를 만들고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과거에는 은행의 지점이 그로서리 마켓 안에 설치되고, 책임자급 부행장이 고객의 업소를 방문하여 서류를 작성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마디로 한인은행들이 이제는 보다 더 미국화, 국제화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관료적이고 고압적이며 가부장적인 상사는 한국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절대적으로 도태되는 시대이다.
스마일은 세계의 공통 단어라고 한다. 누구든 미소로 대하며 맑게 인사하면 좋아한다. 한인사회 모두가 밝은 미소와 편안한 친절로 내 가족, 내 이웃, 내 고객을 향해 생끗 생끗 웃는 따듯한 가슴을 가졌으면 한다.
강신용 공인회계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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