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유난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유치원 전 프리스쿨부터 시작하여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한 자녀에게 쏟아 붓는 부모의 시간과 열정과 돈과 속 아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정성으로 좋은 열매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들의 관계가 상하게 되고 심지어는 자식들의 반항으로 탈선까지 초래되는 예도 적지 않다.
그것은 쌍방 대화가 아니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대화, 어쩌면 대화라기보다 일방적인 몰아붙임과 강압적인 요구와 기대의 소산인 것이다.
어바인의 유니버시티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는 매년 대학에 진학한 선배와 고등학교 재학생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선배 대학생들의 허심탄회한 경험담과 조언들을 나누게 하고 있다.
금년 행사에서 하버드, 스탠포드, 존스 합킨스, UC버클리, UCLA등 일류급 대학에 입학해서 이제 갓 두세달 집을 떠나 있던 선배들은 자기들의 경험을 토대로 부모와 자녀간 관계 개선을 위해 부모들에게 몇 가지 바라는 것들을 내 놓았다.
첫째는 자신을 믿어 달라는 것이다. 부모들은 10대에 이른 자녀들을 어른으로 또 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않고 계속해서 어린아이로만 취급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이 나이의 아이들을 Young Adult라고 표현하듯이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아이들처럼 행동할 때도 있으나 성인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독립심이 강해지는 때이기 때문에 한 개체로서 그들의 의견 존중과 신뢰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둘째는 의미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요구사항이다. 자녀들에게 주로 일방적인 대화를 하곤 하는 우리 부모들은 생각해 볼만한 사항이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등 명령적 지시사항으로 거의 일관된 우리의 대화 내용을 한번 분석해 보고 자녀들의 마음 속의 소리들을 들어달라는 외침이다. 밥 먹어라, 공부해라, TV 보지 말라, 전화 오래하지 말라 등 일방적 지시 외에 자녀를 듣는 대화를 부모는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셋째는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 주기를 좋아하는 우리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왜 이러한 말을 하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때가 되어 자녀에게 차를 사 주더라도 부모가 재정적 책임을 다 지지 말고 자녀가 갚아나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어느 정도를 그들의 책임으로 돌려주면 돈의 가치도 배우고 재정관리를 배우며 책임감도 배워서 좋겠다는 것이다.
넷째는 자신감을 키워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잘 못한다고 지적만 하고 칭찬에는 인색한 때가 많다. 조금 잘 못한 일이 있더라도 격려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자신감을 키워 달라는 말이다. 자녀가 최대한 노력한 결과를 가지고 이해는 커녕 탓만 함으로써 자존심을 망가뜨리고 자신감마저도 잃어버리게 하는 부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다섯째는 대학에 가서 자력으로 살수 있는 생활필수 훈련을 시켜달라는 부탁이다. 다시 말 해서 대학에 가게 되면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서 자립생활을 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부모가 다 해주는 생활만 하다가 갑자기 독립생활을 하려면 세탁, 간단한 취사등 기술이면 기술일수 있는 생활 기술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겨야 할 좋은 조언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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