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갖는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다. 그런 친구를 이르는 말로 지음(知音)이라는 표현이 있다. 중국의 전국시대때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초나라에 거문고를 아주 잘 타는 백아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친구 종지기는 거문고 소리만 들으면 백아의 속마음을 그대로 알았다고 한다. 그런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백아는 자기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자가 없다는 사실에 비통해하며 거문고의 줄을 끊고 다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
백아가 얼마나 거문고를 잘 탔는 지 그가 연주를 하면 사람은 물론 말들도 꼴을 입에 문채 넋을 잃고 음악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백아에 버금가는 명인으로 옛날 중국에는 또 호파라는 악사가 있었는데 그가 비파를 타면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물속의 고기들이 물위로 고개를 내밀고 귀를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중국인들 특유의 과장이 없지 않겠지만 그것이 과장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최근 점점 드러나고 있다. 동물들도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영국에서는 심리학자들이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주며 젖 분비량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이나 사이먼 & 가펑클의 노래같은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면 젖의 분비량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젖소 1000여 마리를 3 그룹으로 나누어 9주동안 시끄럽고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들려준 그룹, 느린 템포의 부드러운 음악을 들려준 그룹,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감미로운 음악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젖의 분비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목장주들은 음악을 틀어주는 간단한 일로 젖소들의 젖 분비를 늘릴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의 신비한 힘이다.
음악이 이렇게 신비한 힘을 발휘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또 있다. 한국의 대선후보들이다.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바꿔, 바꿔, 세상을 다 바꿔’라는 노래가 선거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은 확인된 일. 민주당, 한나라당 대선진영은 올해 거액을 들여서‘주제가’들을 만들어 선거운동에 이용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 로고송은 송창식씨의 ‘고래사냥’. 한나라당은 김도향씨가 특별히 작곡한 ‘창창창 이해창’을 로고송으로 쓰고 있다. 선거운동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노래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들이다. 갈수록 예측불허라는 이번 선거에서 ‘고래사냥’과 ‘창창창’ 어느 쪽이 히트곡이 될지 궁금하다.
<권정희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