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20여 마일 떨어진 하시엔다 하이츠에 사는 나는 LA에 볼일 보러 한인타운에 갈 때마다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교통 신호등이다. 낮이고 밤이고 가릴 것 없이 엄청난 양의 차량들이 미친 듯이 달리는 이곳에서 좌회전이라도 할 경우엔 위태롭고 조마조마 하기까지 한다.
특히 버몬트와 올림픽+웨스턴+윌셔 등의 거리에선 좌회전 할 땐 시간도 엄청나게 걸리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좌회전 표시등이 없기 때문이다. 신호가 바뀌고 양쪽에서 무섭게 달려오는 차들에 받힐 것 같아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화살표시가 된 후 안전하게, 또 많은 차들이 한순간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겨우 두 대가 신호 바뀌길 기다렸다가 서둘러 돌진하기 때문에 사고도 많이 생기는 것이다.
또 좌회전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차들로 교통체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곳을 다니면서 누구 하나 시정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차속의 사람들이 한인 아니면 히스패닉인 지역에 불평 한마디 없으니 담당기관도 ‘뭐 답답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한적한 LA 교외에는 신호등에 필요치도 않은 좌회전, 심지어 우회전 화살표시등 달아 되레 불편하기만 한데 정작 꼭 필요한 곳엔 나 몰라라 하며 방치하는 그들의 태만함을 꾸짖고 싶다.
윤재호/ 하시엔다 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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