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후대의 사람들조차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천문학적 주장을 발표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흔히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는 말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지구가 도는 것이 아니라 그가 돌았다”라고 조소를 던졌지만 그가 제시한 이 지동설은 오늘날에 이르러 그야말로 미래를 열어주는 과학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 100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초기 한인 이민자들은 하루 10시간 노동을 하며 일당 75센트를 받으면서도 일당의 30%인 20센트씩을 독립 운동 자금으로 헌납하였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조국 독립을 염원했던 초기 이민자 이야기를 비롯 지난 100년을 돌아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일을 내다보는 일 역시 소중한 것이다. 지금은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새해 벽두부터 연말까지는 일 년 내내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린다. 그런데 행사마다 이구동성으로 과거사만을 치하하고 있다. 마라톤 선수는 이미 지나온 기록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이민 100주년 행사들은 지나온 기록들만을 회고하고 자랑할 뿐 앞을 향해서 달려갈 목표를 바라보며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우리는 골인 지점에 와 있지 않다.
이미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과 회한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민의 역사가 길어진 만큼 이제는 더욱 울타리를 넘어 주류 사회에 진출해야 한다.
주류 사회로의 참여 확대는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이민자들의 권익 신장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 우리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꿈과 비전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만 한다.
담대하게 꿈의 시대, 비전의 시대로 전개해 나아가자는 선포가 필요한 때인 줄 믿는다. 한인 이민 100주년의 크고 작은 기념 행사는 이민 선조들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그들의 후손들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그저 일회성 행사나 거기에 참여하는 특정 인물들의 ‘영웅 만들어 주기’로만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일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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