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화선’의 임권택은 작년,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은 최근 인터뷰한 적이 있다. 한국의 토속적인 스토리와 사회적인 아픔을 밀도 있게 스크린으로 그려내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거장들이다.
임·이 감독은 한국 영화가 최근 들어 질적으로 좋아졌고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예전의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한국 영화를 보는 국내 팬들의 시각도 놀랄 정도로 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영화의 할리웃 진출에 대해 똑같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감독은 ‘오아시스’의 미국 진출을 위해 배급사와 협상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고, 임 감독은 한국 영화를 미 주류 영화팬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미국의 주요 배급사들은 미 영화팬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 감독이 제작하고 낯선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의 경우 흥행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선뜻 배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또 한국 영화가 미국에 진출하려면 대사를 영어 자막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대체적으로 영화 팬들은 자막 있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영어로 더빙하면 작품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영화의 ‘맛’이 줄어들어 팬들이 외면하기 십상이라고 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가 LA의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었지만 예상외로 좋은 흥행 수입을 올렸고, ‘조폭 마누라’를 비롯해 한국 영화의 리메이크 붐이 할리웃에서 불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볼 때 미진하지만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나타나는 이와 같은 ‘작은’ 현상으로는 할리웃 주요 영화 배급사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을 수 없지만 한국 영화를 보는 시각의 ‘변화’ 조짐이 여기저기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아카데미 외국어 작품상 후보에 출품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후보에 오를지 상당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일에 이 작품이 후보에 오르면 미 영화 배급사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평가가 ‘급선회’해 할리웃 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미 영화 팬들 사이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흥행성’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일인 2월11일이 기다려진다.
문태기(특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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