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가면 한국 자연의 멋을 선보이는 공원이 하나 있다고 한다.
작년 3월 파리 중심가의 블로뉴 숲 안에 문을 연 ‘서울공원’이 그것인데 소나무 동산과 죽림 등 한국 전통 수목과 육각정, 토담, 연못 등을 설치, 한국식 전통정원의 모습을 재현한 곳이다.
파리 시민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그 곳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고국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이 공원은 서울·파리 두 도시간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파리시가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조성자금은 모두 서울시가 댔다고 당시 보도에 나와 있다. 문화의 도시 파리 한복판에 한국을 알리는 전통정원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니 은근히 기분 좋은 일이다.
이곳 LA 지역에도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정원을 하나 세우자는 움직임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인 조경 전문가 송재순씨 등 뜻 있는 LA 한인들과 한국 정원학계 몇몇 관계자들이 나서서 시작한 것인데 그간 LA카운티 식물원측이 1.7에이커 정도의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고 이번 주 초에는 김영덕, 심우경 교수 등 한국측 관계자들이 LA를 찾아 식물원내 부지를 직접 둘러보며 설계를 위한 기초작업을 벌였다.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LA 식물원에서 제1회 한국 정원 페스티벌이 열리게 될 오는 5월17일에 맞춰 설계 구상안이 나올 예정이다.
한국 땅 밖에서는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는 LA에 한국의 얼굴 역할을 하는 한국식 전통정원이 생긴다면 그 긍정적인 효과는 두말 할 나위 없겠지만 이 계획의 실현의 관건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문제다. 추진 인사들은 설계·시공에 약 200만달러, 유지·관리를 위한 기탁금 100만달러 등 총 300만달러 정도의 기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독지가’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한인사회 차원의 기금모금을 포함한 방안들이 고려되고 있지만 서울시가 20억원을 들여 추진한 파리의 ‘서울공원’처럼 LA의 한국 전통정원 조성에도 한국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적극 나서준다면 성사가 쉬워질 수도 있다.
추진 인사들이 지난해 말 LA와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한 지방자치 단체를 찾아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는데 시 관계자로부터 ‘도대체 전통 한국정원이라는 게 있기나 한 거냐’라는 반문을 들어야 했다고 한다. 공무원의 인식이 이 정도라면 한국이 그토록 강조하는 ‘문화 홍보’도 역시 구호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김 종 하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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