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격이 시작됐다는 긴급보도를 접한 한인들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얘기하며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많은 한인들은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으며 평소 붐볐던 술집들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쟁 발발 직후 한인타운 모습을 돌아봤다.
호외보며“터졌구나”
◎…이날 밤 9시가 조금 넘어 윤전기를 막 빠져나온 본보 호외가 웨스턴 한국마켓 앞에 도착하자 장을 보러왔던 한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받아가는 바람에 금새 동이나 일부 한인들은 마켓안에서 호외를 돌려보면 전황을 파악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 한인타운내 식당과 호텔 등에서도 호외를 읽는 모습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올림픽가
식당에서 호외를 읽던 한인노인은 “언제 이 전쟁이 끝나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후통첩 마감시간이었던 오후 5시(LA시간)가 훨씬 넘도록 공격개시 소식이 없자 일단 하루 연기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한인들은 먼통이 트는 시간대에 공습이 시작되자 다소 의외라는 모습들이었다.
◎…미국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터져 나오면서 타운내 술집들은 많은 손님들이 간단히 술을 마친 뒤 귀가하는 바람에 가장 북적될 시간인 밤 10시께는 파장분위기로 돌아섰다.
스티브 김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한잔하려고 했는데 뒤숭숭하고 전쟁상황도 궁금해 일찍 헤어졌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되자 많은 한인들은 ‘이라크 다음은 북한 아니냐’며 위험천만한 한반도 상황에 우려를 표시. 반전주의자라는 김모(40)씨는 “미국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다”며 “이라크 사태가 종결되면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안절부절.
◎…개전과 동시에 친미-반미로 갈라선 한인들은 곳곳에서 전쟁의 당위성을 둘러싸고 뜨거운 설전을 벌이기도. 공화당원인 최모(45)씨는 “이라크 공습을 단행한 부시행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번 전쟁이 툭하면 남한에 총질을 해대는 북한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
◎…이라크에 대한 무차별 공습이 진행중인 가운데 한인사회에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이름을 빗댄 ‘조지고 부신다’라는 우스갯소리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
일부 한인들은 ‘독일, 프랑스 등 평소 친미성향을 보여온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전쟁을 강행한 부시 대통령이 이름 값을 확실히 했다”고 농담반 진담반.
<황성락·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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