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뉴저지 테너플라이에 있는 한 한국학교 교내 동화구연대회를 취재차 다녀왔다. 유치원생에서 중학생에 이른 한인 2세 어린이 25명이 나와 동화를 구연한 이날 행사는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미국에서 태어난 참가 어린이들은 ‘토끼와 거북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익히 알려진 전래동화에서부터 고부간 갈등을 묘사한 현대 창작 동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구연했다.
어눌한 경상도 사투리를 써 청중을 웃긴 어린이, 앙증맞은 동작으로 동화를 들려주는 어린이를 지켜보며 우리 문화가 미국 사회에 뿌리 내리고 있음을 느꼈다.아이들은 한국의 전래 동화들을 암기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날 행사는 아이들이 아무 뜻도 모른 채 외운 것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고 내용을 이해하고 청중에게 들려주는 자리였다.
긴장감으로 외운 문장을 잊어버려 당황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유창한 한국어로 우리의 동화를 완벽하게 구연하는 장면은 모국어 지도에 동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케 했다.우리가 어릴 적 지금처럼 컴퓨터가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는 놀이라고는 공깃돌 놀이, 땅따먹기, 구슬치기, 딱지치기가 고작이었다. 그 시절 할머니나 웃어른이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는 얼마나 즐거웠던지.
자꾸 들어도 싫증 나지 않는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 지 자못 궁금하다. 컴퓨터 게임기보다 ‘임금님의 새 옷’이나 ‘팥죽할멈과 호랑이’ 같은 동화가 더 재미있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영어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한국 동화를 들려주는 것만큼 좋은 한국어 교육은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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