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P, 금리유지 결정 속 ‘저성장 위험’ 경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6일 은행간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하는 단기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단기금리를 1.25%로 낮춘 것은 지난해 11월로 1961년 이래 최저 수치다. 이에 따라 소비자 대출의 기준인 일반은행의 표준대출금리도 종전의 4.25%로 유지된다.
FRB의 저금리 유지 결정은 이라크전 종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회복 징후를 보이지 않는 경제에 부양효과를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금리는 기업대출과 소비자 대출 부담을 줄여 생산과 소비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FRB는 이날 만장일치로 금리유지를 결정했으나 회의 후 밝힌 성명에는 엇갈리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라크전 종전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약화하면서 유가가 낮아지고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저성장은 미국경제에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저성장으로 인해 고용감축은 물론 미국경제를 정체시킬 정도의 물가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 종전 효과가 미미한 데 대한 실망이 담긴 이번 결정은 디플레 우려와 맞물려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낳고 있다. 경제 분석가들은 빠른 경기회복 징후가 안보일 경우 FRB가 내달 24~25일 회의에서 또다시 단기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FRB 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6일 각각 56.79포인트, 19.67포인트 상승한 데 그쳤다. 로이터 통신은 FRB의 결정이 시장에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동시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좋은 뉴스라면 나쁜 뉴스는 FRB가 인플레보다 디플레를 더 우려한다는 점이다. 디플레 우려는 곧 경제가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FRB의 성명은 또 높아지는 실업률과 제조업 약세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실업률은 기업들이 올들어 3개월 연속 인력을 감축함에 따라 지난달 6%로 뛰어 올랐다.
이 기간에 15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실업률 증가는 경제의 동력인 소비를 둔화하는 주요 원인이다.
향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이러한 실업률 증가가 소비 둔화를 불러 또 다시 기업투자와 고용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란 데 근거한다. 문제는 낮아진 유가와 금리 및 연내에 실시될 행정부의 감세조치 등이 경기반등을 유발할 정도로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가에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이미 저금리를 이용해 충분한 자금을 빌렸기 때문에 FRB가 단기금리를 유지한다고 해서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FRB가 성명에서 가까운 장래까지는 경제가 나빠질 확률이 다소 높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한 분석가는 “최대의 위험은 지나갔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완만한 경제회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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