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의 전설’ 데뷔…춤추는 형사역
“아니 웬 땀을 그렇게 많이 흘려요?” 박솔미는 남의 속도 모르고 연방 놀려대기만 했다.
지난 8월29일 서울 강남구 샤리권 댄스스쿨에서 그녀를 만났다. 자고로 사교춤의 참맛(?)은 유난스럽게 몸과 몸을 ‘밀착’시키는 데 있다 했거늘 막상 자세를 잡으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정신이 아득해져만 갔다.
어정쩡하게 서있다 그녀로부터 불호령도 떨어졌다. “남자가 왜 그래요? 엉덩이 빼지 말고….” 박솔미와의 짜릿한 데이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 오후 4시 샤리권 댄스스쿨 플로어
박솔미가 대낮부터 ‘춤바람’이 난 사연은 이렇다. 오는 27일 크랭크인 하는 영화 ‘바람의 전설’(감독 박정우·제작 필름매니아)에서 사교댄스에 푹 빠진 여형사 연화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출연계약서에 도장을 찍자마자 샤리권 댄스스쿨에 등록해 자이브 왈츠 룸바 등을 열심히 익히고 있다.
― 금방 춤을 배울 것 같다. 한때 댄스그룹 멤버이지 않았나.
▲ (살짝 째려보며) 이제 ‘디키즈’ 얘긴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사교춤은 ‘나이트댄스’와 차원이 다르다. ‘필’ 받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추면서 생각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춤 배우다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 게다가 ‘평발’이어서 조금 오래 췄다 싶으면 영락없이 다리에 쥐가 난다.
― 스크린 데뷔작에서 여주인공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는데.
▲ 몇 해 전 MBC 공채탤런트에서 대상받은 것에 버금가는 기분이다. 이제 영화배우 겸 탤런트 박솔미라고 타이틀을 붙여달라. 왠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상대역이 이성재다. 그에 대한 느낌은.
▲ 유부남은 확실히 안정감이 있더라. 친오빠처럼 잘 챙겨준다. 밥도 잘 사주고. 그의 전작들을 보고 이지적인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깜찍한’ 구석이 많다. 역대 상대역 중 가장 장신이기도 하다. 이제 연기할 때 마음껏 하이힐을 신어도 된다.(웃음)
# 오후 5시 샤리권 댄스스쿨 라커룸
박솔미는 “파트너가 영 시원찮다”고 투덜거리며 간식으로 마련된 김밥을 입에 물고 ‘어떤 방’으로 휑하니 사라졌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따라 들어갔더니 웬걸? 라커룸이었다. 박솔미는 옷 갈아입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라커룸 귀퉁이에 있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 노크할 문이 없었다. 용서해 달라.
▲ 거짓말 마라. ‘탈의실’이라고 크게 써 있지 않나.
― 5개월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이번에는 컴백시점이 빨랐다.
▲ 그러고보니 띄엄띄엄 활동했다는 생각이 든다. 뜸 들이는 것은 심은하 언니 수준이지 않나. 지난 4월 종영된 SBS ‘올인’ 이후로 또 한참 놀아볼까 했는데 꿈에 그리던 영화출연 제의가 들어와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 5개월 동안 어떻게 지냈나.
▲ 산에 올라가서 그림도 그리고. 얼마 전 영화 ‘바람난 가족’을 봤는데 문소리도 극중에서 산에 올라가 그림 그리더라. 나는 그냥 사생대회 나가는 기분이었는데 남들이 보면 꽤 ‘특이한 여자’로 비쳤을지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가도 배웠다. 정신을 집중하는 데 효과적이다.
# 오후 5시30분 샤리권 댄스스쿨 현관
약속한 데이트 시간이 다 됐다. 박솔미는 “딴 데서 춤 좀 배워오라”며 끝까지 파트너를 채근했다.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경지에 이르면 다음 데이트는 ‘무도장’에서 하기로 했다.
― 갑자기 생각난 건데 이병헌-송혜교의 열애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나. 어떻게 그렇게 시치미를 뗄 수 있나.
▲ 어쩔 수 없었다. 시치미 뗄 때는 얼마나 심장이 떨렸는 줄 아는가. 나도 괴로웠다.
― 학교도 복학했다고 들었다.
▲ 상명대 연극영화과 졸업반이다. 8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자칫하다 10년을 채울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내년 초에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요즘 들어 부쩍 공부하고 싶어졌다. 이번에는 제때 졸업한다. 지켜봐 달라.
스포츠투데이 허민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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