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45회 단명 ‘대장금’ 때문에…
‘왕의 여자’는 결국 비운의 여인인가.
SBS는 최근 격론 끝에 대하사극 ‘왕의 여자’를 45회로 조기종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로써 당초 78회로 기획된 ‘왕의 여자’는 절반을 조금 넘기고 막을 내리게 됐다.
10월6일 첫 방영된 ‘왕의 여자’는 같은 시간대의 MBC ‘대장금’보다 3주 늦게 시작해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대장금’이 아역들의 열연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승기를 놓친 ‘왕의 여자’는 그뒤 헤로인 박선영의 ‘실루엣 목욕신’ 등의 강수를 뒀지만 네티즌들로부터 “사극이 시작되면 매번 주인공이 벗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왕의 여자’는 지성(광해군) 사강(유씨부인) 등 사극에 첫 도전하는 배우들이 점차 극에 익숙해지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여기에 임동진(선조) 이효춘(의인왕후 박씨) 등 중견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김유석(임해군)의 열연이 빛을 발하며 극에 짜임새를 더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여전히 한 자리대에 머물러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왕의 여자’ 조기종영설은 바로 이즈음 방송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왕의 여자’ 제작진은 드라마 게시판에 “조기종영은 없다”는 글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11월 중순께는 배경음악이 진부하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용해 음악감독을 전격교체하고,내레이션을 하는 성우도 바꿔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빠른 전개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극의 흐름도 발빠르게 진행시켰다.
선조와 개똥이의 동침 장면을 예정보다 일찍 방영해 광해와의 ‘부자간 삼각관계’를 부각시켰으며,임진왜란을 앞당겨 광해의 세자 책봉을 서둘렀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6∼8%에 이르는 시청률은 요지부동이었다. 동정월의 어머니 역인 이미경이 폐암으로 도중하차하는 악재도 터졌다. 반면 상대 프로그램인 ‘대장금’은 5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이런 구도를 두고 “시청자들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심각한 내용인 ‘왕의 여자’보다는 아무래도 웃음을 선사하는 ‘대장금’을 선택하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왕의 여자’ 제작진은 30회가 넘어 투입될 예정이었던 인목왕후(홍수현)를 조기투입해 극의 갈등구조를 심화시킨다는 ‘비장의 카드’를 내놨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이었다. 결국 ‘왕의 여자’는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조기종영시킬 때 늘 휘두르기 마련인 ‘시청률 저조’라는 ‘전가의 보도’를 맞고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됐다. 시작된 지 3개월이 채 안되는 시점의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전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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