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최루성 멜로 안방극장 유행
제발 살려줘 사이버 항의 새 풍속도
“죽어야 뜬다.”
안방극장에 복고풍 ‘최루성 멜로물’이 강세를 띠고 있다. 올해 안방극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완전한 사랑’ ‘로즈마리’ ‘노란 손수건’ ‘아내’‘천국의 계단’ ‘태양의 남쪽’ 등의 드라마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주제나 영상미,캐릭터의 개성은 달라도 모두 주인공이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점이다.
SBS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는 ‘특발성폐섬유증’이란 희귀병에 걸려 남편 차인표의 살뜰한 간병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날 운명을 맞아 시청자를 애태우고 있다.
KBS 2TV ‘로즈마리’에선 유호정이 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후 자기 대신 남편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고 있어 가슴을 찡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인기리에 종영된 KBS 1TV ‘노란 손수건’과 KBS 2TV ‘아내’에선 각각 남편인 김호진과 유동근이 극중에서 병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났다.
현재 초반부터 파죽지세의 인기를 누리는 SBS ‘천국의 계단’에서도 극중에 여주인공 최지우가 안암(眼癌)에 걸려 죽음의 위기를 맞는다는 내용이 알려져 벌써부터 열성팬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주인공이 불치병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멜로물의 고전적인 흥행공식이다. 멜로의 고전으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영화 ‘내가 마지막 본 파리’를 비롯해 70년대 국내에 개봉된 ‘러브 스토리’와 ‘라스트 콘서트’ ‘리칭의 스잔나’ 등은 모두 주인공이 극중에서 세상을 떠나는 슬픈 내용으로 인기 높았던 외국 작품들이다.
90년대 들어 최진실 박신양 주연의 한국영화 ‘편지’와 이영애 이정재 주연의 ‘선물’ 역시 각각 남편과 아내가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눈물겨운 사랑을 다루었다.
그런데 최근 안방극장의 ‘주인공 죽이기 신드롬’은 과거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그냥 앉아서 지켜보지 않는다.
MBC ‘러브레터’의 여주인공 수애는 원래 극중에서 불치병에 걸려 죽는 것으로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시청자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결국 나중에 살아남는 것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대장금’의 한상궁 역시 시청자의 조직적인 움직임 때문에 극중에서 ‘수명’이 연장됐고, 죽는 결말도 변경됐다.
이런 사례를 잘 아는 네티즌은 요즘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를 살리기 위해 그녀의 극중 배역 명을 딴 ‘정서 살리기 운동’을 사이버 공간에서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다시 돌아온 드라마의 ‘주인공 죽이기’와 이를 참을 수 없는 시청자의 사이버 항의. 2003안방극장의 새로운 풍속도다.
/스포츠투데이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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